모든 유형 손실난 주식펀드 1조 빠진 것과 대조적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채권형펀드가 나홀로 플러스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장기 국채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국내채권형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루 3000억 넘는 자금이 몰린 펀드가 등장하는 등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 '-3.63%'…채권펀드 '나홀로 선전' = 31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가 집계한 국내채권형펀드 726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평균 0.35%다. 같은 기간 3616개 국내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3.63%로 액티브주식형(-2.50%), 인덱스주식형(-4.33%) 할 것 없이 마이너스 일색인 데 반해 홀로 선방하고 있다.

국내채권펀드 중에서도 국고채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높았으며 10년물 이상 장기국고채에 투자하는 펀드 성과가 두드러졌다.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증권ETF(채권-파생)'과 'KBKBSTAR국채선물10년증권ETF(채권-파생)', '한화ARIRANG국채선물10년증권ETF(채권-파생)는 각각 2.41%, 1.26% 1.23% 수익을 올려 국내채권펀드 중 수익률 1~3위를 차지했다.

안정적인 성과에 인기도 덩달아 상한가다. 최근 1개월새 1조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같은 기간 1조원 넘게 자금이 빠져나간 국내주식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최근 한 달 국내주식펀드 설정액은 1조496억원이 줄었고 국내채권펀드는 1조1242억원이 늘었다. '동양하이플러스채권[자]1(채권)C'는 하루 3000억원 넘게 자금이 쏠리며 3월에만 3577억원을 담았다. 2005년 설정된 이 펀드 총 설정액(1조2504억원)의 28.6%에 해당하는 규모다.

◇어두운 경기 전망에 채권가격 '高高' = 국내채권펀드 선전은 국내 경기전망이 어두워지고 장기금리가 하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장기 국채 금리는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올해 초 연 1.802%였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초 1.836% 연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지난 28일 1.703%로 연저점을 찍었다. 장기물 금리는 더 가파르게 내려왔다. 연초 1.948%였던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051%에서 1.810%까지 떨어졌다.

미국발 장단기 금리차 역전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우려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국내 상장사 실적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증시에 실적 우려가 번졌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장기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 속도는 가팔라졌다.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오를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장기 금리는 향후 경제성장률이나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될 때 떨어진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경제지표가 1~2월 높은 계절적 변동성을 보이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2월 실물지표의 부진은 경기둔화 우려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최근 발표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4월 전망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아 낙관적 경기전망 흐름이 주춤해졌다"며 "단기적으로도 부진한 경기흐름은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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