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너마저… 7년만에 적자 전환 우려

반도체 수출에 외자유출 겹악재
상황 악화땐 금융·외환시장 불안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배당금 해외 송금이 집중되는 올 4월 7년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28일 '경상수지 적자기의 국내 외환시장 반응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한국 경상수지는 지난 1월까지 81개월 연속 흑자였다. 오는 4월에 적자가 나면 2012년 1월에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이 감소한 이래 7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상품수지는 흑자 폭이 축소하는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4월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지는 1월 56억1000만달러 흑자였지만 규모는 9개월 만에 최소로 줄어들었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4분기부터 급감한 가운데 올해 들어서 국제유가가 오르며 원유 수입이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지만 여행수지와 사업서비스수지에서 구조적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배당금 해외 송금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8조원 규모의 해외 배당지급으로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만에 최소로 쪼그라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수지표상 경상수지 적자는 금융계정의 순자산 감소로 나타나 원·달러 상승 압력 등으로 작용하지만 비거주자의 외화자금 유출입 행태에 따라 외환시장의 반응은 상이하다.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이고 기초경제여건이 양호하다고 평가된 2011년 상반기 비거주자 외화자금이 유입돼 경상수지 적자의 영향을 상쇄한 반면 구조적 경상수지 적자에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등으로 비거주자의 외화자금마저 유출된 2008년의 경우 외환시장 불안이 증폭됐다.

국제금융센터는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적자 전환하더라도 외환시장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글로벌 외화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어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향후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하면서 경상수지 적자와 저성장이 고착될 경우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동시에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