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사업장 시스템 통합
데이터 경쟁력 향상 등 기대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왼쪽)과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가 클라우드 기반 프로세스혁신 파트너십을 맺은 후 악수를 하고 있다.  SAP코리아 제공
서정식 현대·기아차 ICT본부장(왼쪽)과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가 클라우드 기반 프로세스혁신 파트너십을 맺은 후 악수를 하고 있다. SAP코리아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ERP(전사적자원관리) 플랫폼을 구축한다. 제조·경영 전반을 포괄하는 핵심 IT시스템을 클라우드 상에서 운영, 수십 개국에 흩어져 있는 해외사업장과 제조공장, 국내·외 사업장의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합한다.

SAP코리아와 현대·기아차는 SAP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HANA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HEC)'와 인메모리 DB인 'SAP HANA', 클라우드 ERP인 'S/4 HANA'를 적용한 차세대 IT 플랫폼 구축작업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룹 IT서비스회사인 현대오토에버를 통해 오라클 DB와 SAP ERP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ERP용 DB를 SAP HANA로 전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 광주 데이터센터에 SAP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현대오토에버와 협력해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S/4 HANA ERP를 도입하는 자동차 회사는 많지만 클라우드로 가는 기업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최초"라면서 "현대·기아차가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식 현대기아차 전무(CIO)는 "광주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고 본사 ERP용 DB를 HANA 클라우드로 구축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면서 "이어 조만간 PI(프로세스혁신)와 ERP 전략 수립에 착수해 21년께부터 구축작업을 시작, 2026년까지 차세대 클라우드 ERP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9개 제조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업·영업현장, 현대·기아차 계열사의 국내외 사업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 상에서 통합된다. 데이터를 두는 물리적 장소는 광주 데이터센터다. 올해 현대·기아차 본사 데이터 부터 통합하고 이후 계열사별 통합을 추진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상에 시스템을 만들되 인프라(IaaS), 플랫폼(PaaS), DB, ERP까지 SAP가 서비스하고 현대오토에버가 서비스에 협력한다.

서정식 전무는 "현대기아차그룹은 부품소재부터 완성차, 판매, 금융까지 통합돼 있어 한편으론 무겁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클라우드 위에 국내외 DB와 시스템, 계열사 DB·시스템을 통합하고 데이터를 실시간 저장·분석·활용하면 다른 어떤 완성차 기업보다 더 큰 효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39개 해외공장을 두고 생산의 60%, 판매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일어나는 현대·기아차는 DB·ERP 통합을 통해 글로벌 단일 디지털혁신 체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은 2~3년에 한개씩 공장을 세울 때마다 최신 ERP를 도입하다 보니 같은 SAP ERP를 써도 공장별로 버전이 달랐다. 클라우드 상에서 전체 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속도·비용 효율성·데이터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서 전무는 "글로벌 데이터를 모아 실시간 분석하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 면서 "통합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에 흩어진 IT 운영인력도 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ERP 플랫폼은 SAP으로 가는 동시에 나머지 시스템도 오픈소스 DB와 클라우드를 키워드로 혁신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새로 구축하는 시스템은 모두 클라우드 방식으로 하고 있다. 오픈스택을 표준으로 적용하고 앞으로 컨테이너 방식도 도입한다.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규모가 작은 DB는 복수의 오픈소스 DB를 활용한다. 앞으로 회사에 필요한 하드웨어 스펙을 미리 정해서 하드웨어 기업에 요구하는 식으로 IT장비 도입방식도 바꾼다는 전략이다.

서정식 전무는 "자동차도 이제 포털·카드사같이 데이터가 핵심이고 이를 운영하려면 클라우드가 필수"라면서 "자동차 산업에서 일어나는 스마트 모빌리티,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흐름에 대응해 혁신적 디지털 플랫폼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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