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한달 앞두고 갈등 여전
유기협·정부 만남 결과 없어
검사 허용항목 확대 '온도차'
내달말 참여업체 선정 난항



DTC(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 인증제 시범사업(이하 DTC 인증제 시범사업) 시행과 관련해 정부와 사업자간 갈등의 골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DTC 인증제 시범사업 참여사 선정까지 한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미 '보이콧'을 선언한 산업계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26일 유전자 검사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유전체기업협의회 소속 업체 중 10여개 업체가 DTC 인증제 시범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관계자들과 비공개 미팅을 가졌다. 유전체기업협의회는 한국바이오협회 산하 조직으로, 질병관리본부에 유전자검사기관으로 신고된 기업 43곳 중 마크로젠 등 22개(26일 기준) 유전자검사서비스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미팅은 유기협이 DTC 인증제 시범사업 참여 거부를 선언한 지 한 달만에 이뤄졌다. 또한 보건복지부 인사에 따라 바뀐 생명윤리정책과 과장과 업계 간 첫 만남의 자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미팅은 새 생명윤리과장과 업계 간 상견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유기협 관계자는 "새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이번 미팅에서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 규제 등 현안과 관련해서 산업계 의견을 잘 듣고 고려하겠다, 업계와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지만 후속미팅을 갖기로 했다"면서 "보건복지부와 대화할 용의는 있지만, 정부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항목인, 질환 관련 항목을 서비스 허용 항목에 포함하지 않은 채 DTC 인증제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지금의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보이콧 하겠다는 입장 또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TC 유전자 검사는 개인이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문기업에 의뢰해 유전자를 검사하는 서비스다. 정부는 DTC 유전자 검사실을 인증받은 기업에 대해, 검사 가능한 항목을 늘려주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질병'과 연관성이 큰 항목이 허용 검사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유기협이 시범사업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검사항목을 현 12개에서 57개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이는 업계가 요구해 온 121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국민 건강관리 수준을 높이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웰니스(건강관리) 항목만이라도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허용 항목 확대에 대한 업계와 정부 간 온도차가 커, 이 문제는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질병 관련 항목을 포함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올해는 웰니스 항목, 내년에는 질병 관련 항목으로 따로 따로 시범사업을 하게 되면, 산업계로서는 결국 2년이라는 시간을 시범사업에 허비하게 된다.그만큼 사업화 시기가 딜레이(지연)된다는 의미"라고 토로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질환 관련 항목의 적절성 검토는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이번에 추가한 웰니스 항목에서 별 문제가 없다면 차후에 수순에 따라 (질환 관련 항목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도 시범사업에 대한 결과보고를 연말에 할 예정인데, 다음시범사업 시작 시점은 그 때 논의해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내달 말까지 DTC 인증제 시범사업 참여업체를 선정하고 5월부터 9월까지 검사서비스 평가·시범인증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크리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DTC 시장 규모는 2016년 1055억원에서 2022년 4053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질병 진단, 약물 처방과 관련된 검사항목에 대해서만 DTC를 제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최근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대장암 등 12개 질환에 대해 DTC 유전자검사를 허용했다. DTC 관련 법적 규제 없이, 협회 차원의 권고만 두고 있는 일본에서는 약 360개 항목에 대한 DTC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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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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