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반 유동성 위기감 커져
자회사 IPO로 자금 확충 전망
박삼구 회장 재선임 제동 가능성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아시아나항공 재감사 '적정' 의견으로 한숨 돌렸다. 하지만 부족한 '실탄'에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박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할지에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은 각각 작년 11월, 12월 등 한 달 간격으로 상장했다. 이들 회사 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으로, 각각 지분 76.22%, 44.17%를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연이은 자회사 IPO(기업공개) 추진이 그룹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회사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자금 확충' 측면이 더 클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는 작년 그룹 사옥과 CJ대한통운 주식 매각 등 돈이 될 만한 것들은 죄다 내다 팔았다. 작년 말에는 700억원 규모의 보유주식을 KDB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노력에도 유동성 위기는 점차 고조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라 운용리스 비용도 부채에 포함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항공기 164기 중 운용리스 비중이 17%(28기·작년 8월말 기준)에 그친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82기 중 61%(50기·작년 6월말 기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신평사들은 재무구조가 변경될 뿐 아니라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내 전체 매출 60%를 차지하는 만큼 위기는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짙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구성된다.

박 회장으로선 사면초가다. 당장 29일 금호산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회사와 대주주가 좀 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성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박 회장을 겨냥한 듯 작심 발언을 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기도 여의치 않다. 당장 현금성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가진 최대주주 금호산업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00억원이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취약한 셈이다. 금호고속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과정에서 상당한 출혈이 있었던 만큼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금호고속이 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를 통해 현재의 구멍을 모두 메우기는 사실상 힘들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추가 자본 확보와 관련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영업력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최대한 수익을 내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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