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가예산 500兆 돌파 전망
소득재분배 등 복지 쏠림은 여전
미세먼지 저감 투자 확대도 포함
저소득층 대상 '실업부조' 첫 도입



文정부,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

정부가 경기 대응과 소득 재분배 등을 위해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로 함에 따라 내년 국가예산이 500조원을 돌파하는 '초슈퍼 예산'이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저소득층 구직자의 생계를 돕는 '한국형 실업부조'에도 예산이 본격 투입된다.

한국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을 높이면서 혁신을 통해 추격형 경제에서 벗어나 선도형 경제로 전환을 본격화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을 짜기로 한 것이다. 재원 배분 중점 과제에 사상 처음으로 노후경유차 폐차지원, 중국과의 공동협력 추진 등을 뼈대로 하는 미세먼지 저감 투자 확대가 포함됐다.

정부는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20년도 예산안 편성지침'과 '2020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이 지침은 29일 각 부처에 통보되고 각 부처는 내년 국가재정 방향을 큰 틀에서 규정한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5월말까지 예산요구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다. 기재부는 부처협의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2020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18∼2020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는 내년도 총지출 규모를 504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기재부는 예산안 편성지침을 마련하면서 "경제 선순환 촉진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 포용국가 구현을 위한 재정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이 500조원을 웃돌고, 국가 채무의 증가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재원 배분 4대 중점 분야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과 삶의 질 제고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 △안전한 환경과 한반도 평화정착 기반 마련을 꼽았다.

경기 부양 효과와 국민 삶의 질 향상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정키로한 점도 이번 지침의 특징이다. 정부는 낡은 사회간접자본(SOC)을 안전 진단해 정비하고 최대 환경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대책을 강화하는 등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도 대대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정부가 '활력이 꿈틀대는 경제'라는 모토를 내건 경제활성화 분야에서 생활밀착형 SOC, 노후 SOC 안전투자, 신기술을 접목한 SOC 등 국민편의 증진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대폭 확대된다. 스마트 공장·산업단지를 보급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혁신 성장을 촉진하며 데이터·인공지능(AI)·수소 경제·5세대 이동통신(5G) 등 4대 플랫폼 산업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지역특성·수요에 맞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 개발 컨설팅을 지원하고, 취약계층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창출에도 예산을 지속해서 투자한다. 지역에 어울리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 발굴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내년에 한국형 실업 부조도 도입된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실업급여를 받을 자격이 없는 근로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나 예술인 등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소득을 보장하고 재취업할 수 있도록 패키지로 지원한다.

내년에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전체 고교 2·3학년을 대상으로 무상 교육을 추진하고 저소득층 학자금 지원을 강화하는 등 차별 없는 사회의 기반을 만드는 데도 재원을 할애한다.

이밖에 남북한 교류·협력 추진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기반 마련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자원배분 중점 분야'에 포함됐다. 문화·보건·콘텐츠·물류 등 서비스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도 예산 투입으로 물꼬를 틀 방침이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성장률·고용·분배의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에 재정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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