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 생물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 생물의 행동을 교란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안윤주 건국대 교수 연구팀은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흙 속 생물의 움직임에 방해를 준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5㎜ 크기 미만으로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강이나 바다에서 생물의 대사작용을 교란시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흙 속에서 곰팡이 등을 분해하는 이로운 벌레인 '톡토기'가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를 살폈다. 톡토기는 흙 속에서 호흡하고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인 '생물공극'을 만들어 행동한다. 또한 피부 호흡을 위해 초소수성(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 표피를 지니고 있으며, 토양 환경 내 공극 수와 다른 외부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공기보호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톡토기가 만들어 낸 생물공극 안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돼 채워지면서 톡토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방해받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오염된 토양에서 톡토기의 행동양상이 원활히 수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실제, 29∼676㎛ 크기의 폴리스타이렌과 폴리에틸렌류가 오염 조건에서 23∼35% 가량 움직임이 저해가 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보다 더 작은 0.5㎛ 폴리스타이렌의 경우엔 훨씬 낮은 수준의 오염 농도(약 100분의 1)에서도 33%의 저해율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윤주 교수는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이 생물체에 의해 형성된 공극으로 유입돼 공간을 채워 토양 미소생물들의 움직임을 저해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토양 생물종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영향 연구가 제한적인 수준인 만큼 이번 연구가 토양 속 미세플라스틱를 관리하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환경 저널(지난 1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과기부와 교육부,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토양 공극에 존재하는 미세플라스틱(노란색 구형)이 톡토기가 형성한 생물공극으로 유입돼 생물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연구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