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재무제표 및 기말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주총 관전 포인트는 배당과 이사 선임(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에서의 표 대결이었다. 엘리엇이 주총을 앞두고 회사가 제시한 배당의 7배에 이르는 '고배당'과 사외이사 등을 제안하며 현대차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표 대결이 이뤄지면서 현대차 주총은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전까지 별다른 잡음 없이 20분~40분이 소요됐던 주총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주요 안건을 두고 찬반투표가 이뤄지면서 이를 집계하는 시간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배당금 7배가 넘는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를 제안한 바 있다. 현대차는 ISS, 글래스 루이스 등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의 지원과 '캐스팅 보트'를 쥔 2대 주주 국민연금까지 등에 업으며 주총을 앞두고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실제 표 대결 결과 예단하기는 이른 만큼 이날까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변은 없었다. 엘리엇은 사실상 '참패'를 당했다. 지배구조 개편안을 무산시킨 데 이어 현대차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나섰지만, 주주들의 민심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엘리엇 측은 주주 환원책을 확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고배당 등은 현대차에 대한 투자로 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주주들은 실적 악화에 신음하는 현대차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차 이사회가 확정한 보통주 1주당 3000원 배당에 대한 찬성률은 86%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표 대결에서도 최대 90%에 달하는 찬성표를 얻으며 엘리엇을 압도했다. 감사위원회 선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차는 이날 주총을 마무리함에 따라 곧바로 별도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작년 9월 승진 이후 현대차그룹 내에서의 입지를 더 굳힐 수 있게 될 전망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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