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유통업계에 로봇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짧아진 근무시간에 맞춰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단순 업무는 로봇에게 시키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 활용을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곳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법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1월 일찌감치 주 35시간 근무제를 자체 도입했던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의 경우 그룹 내 패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작년 10월부터 RPA 시스템을 개발해 재무 업무 등을 하고 있다. 거래처와의 정산업무, 엑셀 작업 후 메일발송 같은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데 이 시스템을 4개월간 시범 적용한 결과 관련 업무시간이 70%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11월 말부터 RPA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일단 점포 매출 마감 업무에 이 시스템을 보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연간 1만4000시간의 업무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RPA 효과'를 확인한 신세계그룹은 이를 각 계열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홈쇼핑이 작년 7월 고객 상담 시스템에 RPA를 처음 도입했다. 롯데 측은 "상담 유형별 안내 문구를 로봇이 자동으로 제시해줘 고객 응대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초가량 줄었고, 신입 상담원의 업무 적응 기간도 3분의 1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상품 정보가 담긴 기술서를 검수하는데에도 RPA를 도입했다. 인터넷쇼핑몰 롯데아이몰에 등록되는 월평균 45만개의 상품 기술서에 허위·과대 광고성 문구나 부적절한 단어가 포함돼있는지 자동으로 식별해주는 것으로, 관련 업무시간을 70% 단축시켰다.

롯데는 지난해 8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키고 2020년까지 유통 7개사(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롭스·롯데닷컴)의 서비스를 한데 모은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할 계획인 만큼 백화점과 마트에서도 RPA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PA를 비롯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직원들이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스마트 업무 환경을 계속해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신세계의 'SSG 고객상담 챗봇' 서비스 화면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의 'SSG 고객상담 챗봇' 서비스 화면 <신세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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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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