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등 회계논란 수사 매듭 못져
회계법인은 기업가치평가 몸사려
돈줄 막힌 바이오 시장 위축 될 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바이오 부문에 대한 벤처투자가 주춤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대표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에 대한 분식회계, 회계부정 의혹 으로 바이오 벤처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초 VC(벤처캐피털)의 국내 바이오분야 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개발 벤처의 경우는 회계법인으로 부터 제대로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것 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투자시장이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 평가는 주당 평가액을 산정하는 잣대로, 투자기업이 피투자기업에 얼마를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중요 기준이 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달동안 VC의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신규투자 규모는 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신규투자액인 503억원과 비교해 58% 수준이다.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845억원)보다도 75%나 줄었다. 특히 이수치는 올 1월 VC의 총 신규투자 금액이 전년동기 대비 36.6%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바이오·의료 업종이 전체 VC 신규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월 36.1%에서 올해 1월 8.9%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5년간 바이오·의료 업종의 1월 신규투자 규모를 보면, 2014년 57억원, 2015년 195억원, 2016년 314억원, 2017년 50억원, 2018년 503억원으로 2017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2017년 1월은 전체적으로 VC 신규투자가 저조했던 시기였다. 해당 기간 전체 VC 신규투자액은 전년보다 43% 감소한 751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분식회계를 둘러싼 삼성바이오·금융당국 간 법정공방이 본격화하면서, 바이오 벤처 투자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 사태를 계기로, 회계법인들이 바이오의약품 벤처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에 관여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고 있어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바이오 벤처들은 바이오 업계에 대한 투자열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하소연이다. 오는 2020년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인 A사 대표는 "우리회사에 투자를 고려했던 기업이 18개 회계법인에 기업가치 평가를 의뢰했지만 모두 고사했다"면서 "바이오 의약품 벤처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를 당분간 맡지 않으려고 한다는 게 이들 회계법인의 답변이었다"고 토로했다. A사 대표는 이어 "몇백억 몇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도 아니고, CB(전환사채) 발행 형태로 50억~100억원 정도의 투자를 받고자 했지만, 회계법인을 연결하는 단계에서부터 막혀 진척이 안돼고 있다"면서 "투자를 받아 임상에 착수해야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2020년 상장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운을 토로했다.

업계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이 장기화 되면서, 바이오 시장 전체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하고 이 회사에 대해 행정제재·검찰고발 조치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주식에 대해 공정가치 평가를 했고,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는 3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삼성바이오는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삼성바이오 본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관련 기업의 회계감사나 기업평가에 관여한 삼정·안진·삼일·한영 등 4개 회계법인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지난 14일에는 검찰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를 위해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와 삼성물산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했다. 이어 15일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한국거래소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삼성바이오의 상장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국거래소는 2016년 삼성바이오가 코스피에 상장되기에 앞서 유가증권 상장요건을 완화해 당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던 삼성바이오의 상장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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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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