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산업 전체 수출액 늘었지만 반도체 제외하면 감소하는 형국 기술격차 줄이며 뒤쫓는 중국에 가격경쟁력 밀리며 입지 좁아져 "과도한 반도체 의존이 결국 毒"
추락하는 제조업의 현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반도체 착시현상이 걷히면서 약해지는 'IT(정보기술) 코리아'의 허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이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 상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전자계열 주요 업체들의 실적도 대부분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 수출입통계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를 제외한 ICT 수출액은 2013년을 정점으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ICT 산업 수출액은 1996년 412억 달러(4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2204억 달러(250조4000억원)로 연평균 7.9% 확대됐고, 최근 2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6.5%로 '수출 효자' 산업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ICT 수출액은 지난해 922억 달러(104조7000억원)로, 2010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ICT 수출은 2013년 1155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5년 연속 내리막을 타면서 5년간 수출액은 20.2% 감소했다.
ICT 산업(제조)은 전자부품과 컴퓨터·주변기기, 통신·방송기기, 영상·음향기기, 정보통신응용기반기기 등 5개 부문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 부문을 제외한 4개 부문의 ICT 산업 수출 비중 합계는 1996년에는 54%로 절반이 넘었지만 지난해는 25%로 낮아졌다.
부문별로 보면 통신·방송기기는 2008년 28%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8%로 하락했고, 컴퓨터·주변기기는 2000년 23%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5%까지 내려섰다. 영상·음향기기는 1996년에는 17%였지만 지난해는 1%에 그쳤다.
이는 중국 등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경쟁력이 밀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TV 출하대수 1억5216만5000여대 가운데 중국 업체가 31.9%(4856만1000여대)를 차지했고, 한국은 4658만4000여대(30.6%)를 기록해 처음으로 중국에 밀려났다.
여기에 올 상반기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요 IT 제조업체들의 실적도 내리막을 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08조2069억원, 16조6837억원으로 예상됐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45.3%나 급감할 전망이다. 매출 역시 9.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8.9% 줄면서 사실상 반토막이 날 것으로 보인다.
TV와 가전, 스마트폰 등을 주축으로 하는 LG전자의 경우 영업이익이 20.8%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반도체 수출이 올해 들어 20% 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단기간 반등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효과가 걷히면서 수년간 축소된 ICT 산업의 위기감이 커질 것"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