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토교통부가 작년 8월 '갑질' 경영 논란에 휩싸인 진에어를 8개월째 꽁꽁 묶어두고 있다. 일각에선 일부 경영진의 '일탈'을 이유로, 기업 경영 전반을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신규 항공사 진입 장벽으로 적용해 온 '과당 경쟁'을 스스로 뒤집으며 저비용항공사(LCC) 3곳에 대해서는 새 면허를 발급해줬다. 일관성 없는 정책 결정에 항공업계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색을 보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작년 8월 국토부로부터 갑질 경영 논란으로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일정 기간은 이날까지 8개월째 유지 중이다.
진에어는 제재 해제를 위해 경영 결정에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의 결재 배제, 사외이사 권한 강화, 내부신고제 도입 등을 담은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이행했다. 이는 지난 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진에어 측은 현재 국토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국토부 측은 대책 마련보다 이행 여부를 보기 위해서는 일단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는 사이 진에어의 경영은 '시계제로'에 놓였다. 항공기 도입을 진행하지 못하다 보니 채용 일정도 잡지 못하고, 신규 노선 취항 논의도 하지 못하는 등 올해 사업 계획의 판조차 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작년 진에어의 영업이익은 36.5% '뚝'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가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오너 일가 개인의 일탈로 보는 게 옳지 않냐"며 "국토부는 진에어를 제재하면서도 과거 LCC 진출을 막아왔던 과당경쟁 논리를 스스로 부정하며 면허를 내주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는 이달 5일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3개사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했다. 애초 1~2개 업체가 면허를 받을 것이란 업계 관측을 완전히 빗나갔다. 당시 국토부는 그동안 과당 경쟁을 이유로 신규 사업자 진출을 막아왔던 스스로의 논리까지 뒤집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토부가 지방자치단체나 정치권의 민원에 휘둘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CC 업계 구조상 시장 초기에는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할 게 뻔하다는 게 전문가와 업계 대부분의 의견이다. 실제 국적 LCC 1위인 제주항공 역시 출범 초기 '적자의 늪'에 시달려왔다. 정부는 지방공항 활성화라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맷집이 약한 신생 업체들이 과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적 LCC는 모두 출범 초기 적자를 기록해왔다"며 "같은 기종, 같은 서비스, 같은 연료를 쓰는 항공 업계 특성상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