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배터리·전장부품 등 4대 신사업 분야 인재채용 초점 채용규모 작년보다 늘어날듯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주요 대기업들의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을 비롯해 현대,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배터리, 전장부품 등 신사업 분야 핵심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들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전형을 시작했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는 12일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비전자 제조 계열사는 13일부터 각각 입사 지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취업 전문가들은 삼성이 올 상반기 신입 공채에서 지난해 하반기(4000명선)보다 늘어난 5000명 이상을 선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총 180조원 규모의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놓으면서 고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올해 전체 채용 규모는 1만명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체 계열사 채용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며, 인공지능과 바이오, 5G, 전장부품 등 이른바 '4대 미래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인력을 증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3년 간 4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니 공채와 경력, 고졸, 대졸 등을 모두 합쳐서 연 평균 1만명 이상은 될 것"이라며 "특히 AI와 로봇 등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직무별 신입 수시채용을 진행하기로 한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6개 직무에서 오는 25일까지 신입사원 원서 접수를 받고 있다. 6개 직무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기획,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모빌리티 서비스 모델 수립 등 모두 미래차 관련 영역이다.
SK의 경우 지난 4일부터 계열사별 상반기 신입·인턴 채용전형을 시작했고, 올해 채용규모는 예년 수준인 8000명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반도체 인력 충원에 공을 들이고 있는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등에 채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이와는 별도로 바이오 사업 관련 신입·경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27일 LG화학을 시작으로 상반기 채용을 시작했다. 연간 채용 규모는 지난해 수준인 1만여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을 상반기 채용할 전망이다. LG그룹 역시 자동차 부품, 로봇, 5G, 바이오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채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역시 오는 14일부터 상반기 신입 채용을 시작하는 가운데, 작년보다 1000명 가량 늘어난 1만30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롯데가 이미 예년보다 1000명 이상 채용을 늘리기로 했고, SK와 LG 역시 예년 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뽑을 계획인 만큼 5대 그룹의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채용이 소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신사업 관련 인력은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와 보호무역 등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 등 악재에도 5대 그룹이 채용을 늘리는 배경에는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결국 일자리 확대의 가장 좋은 방법은 규제완화로 신사업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