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건강의 적' 라면이 건면으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그간 건면 시장을 이끌어 온 풀무원이 라인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신라면을 건면으로 선보인 농심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1일 농심은 지난달 9일 출시한 신라면건면이 출시 1개월 만에 800만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판매량 기준으로 신라면, 짜파게티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안성탕면과 너구리 등 기존 스테디셀러들을 모두 따라잡은 것이다.
농심은 이같은 신라면건면의 인기에 녹산공장에 멸치칼국수, 메밀소바 등의 건면을 번갈아 생산하던 라인을 신라면건면 전용 라인으로 교체, 생산량을 기존 21만개에서 43만개로 배 이상 늘렸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건면 매출을 8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갯수로 따지면 5000만개 수준이다.
농심 측은 "계속되는 주문에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판촉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풀무원도 생산라인 증설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건면은 풀무원'이라는 이미지 지키기에 나선다. 풀무원은 지난 2016년 출시한 육개장 칼국수가 6개월만에 2000만 봉지 판매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건면을 앞세운 라인업을 선보여 왔다.
지난달 말에는 충북 음성 공장의 생산라인을 증설, 생산량을 일 17만개에서 37만개로 늘렸다. 올 여름에는 건면 신제품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농심과 풀무원이 시장 규모를 키우면서 그간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건면이 라면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기준 건면 시장 규모는 1410억원으로 전체 라면 시장의 6.9%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체 라면 시장 규모가 제자리걸음하는 동안 건면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왔고 올해 출시된 신라면건면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건면 시장 규모가 전체 라면 시장 규모의 10%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면은 칼로리가 기존 유탕면(튀긴 면)보다 100㎉ 이상 낮아 건강에 관심이 많은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며 "그간 면발과 국물이 기존 유탕면에 비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유탕면과 흡사한 맛과 식감을 내는 신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어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건면이 출시 1개월만에 8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신라면건면을 구매하고 있는 소비자. <농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