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인물을 소개하며 대대적인 표 결집에 나섰다. 현대차가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를 우군을 얻자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현대차의 주주총회까지 양측의 신경전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은 11일 '액설러레이트 현대'에 "정기 주총에서 우리가 제출한 주주제안 사항에 찬성표를 행사해달라"며 자신들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를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존 Y.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S 빌슨 CAE 이사 등 3명을 제안했다. 또 현대모비스에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로 로버트 앨런 크루즈 카르마오토모티브 최고기술경영자(CTO),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 등 2명을 제안한 상태다. 후보들은 영상물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경력을 소개하고 포부 등을 밝혔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미 공시 등을 통해 엘리엇의 제안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주총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엘리엇의 제안이 현실적으로 과도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표 대결의 결과를 쉽사리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양측은 주총 전까지 지속해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엘리엇의 지속적인 공세 속 최근 글래스 루이스라는 우군을 등에 업었다. 최근 글래스 루이스가 의결권 자문 보고서에서 현대차 주총에서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하고 현대차그룹 측 제안에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기 때문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사측이 제시한 사외이사들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최근 회사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투자 분석, 자본 관리, 기업 거버넌스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한 후보들이 이러한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11일 '액설러레이트 현대'에 "정기 주총에서 우리가 제출한 주주제안 사항에 찬성표를 행사해달라"며 자신들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를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은 엘리엇이 게재한 현대차 사외이사 홍보 영상 캡쳐. <엘리엇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