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변신 롯데칠성 뒤따를 남은 고가주는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돌연 '국민주 변신' 선언에 나선 롯데칠성의 액면분할 결정으로 시장의 관심이 남은 황제주에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롯데칠성의 액면분할을 시작으로 다른 고가주들의 액면분할이 잇따를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이를 계기로 다시 고가주 액면분할 유도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어 주목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주당 가격이 가장 비싼 종목은 롯데칠성을 제외할 경우 태광산업(149만5000원)이 된다. 이날 종가 기준 주가가 50만원이 넘는 종목은 이밖에 LG생활건강(125만7000원)과 영풍(80만8000원), 오뚜기(75만9000원), 롯데푸드(66만7000원), 남양유업(62만7000원) 등 5개 종목이다. 코스닥에서는 메디톡스(57만1000원)가 있다.
롯데칠성의 액면분할 결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이들 종목에 모아진다. 트렌드 동참 여부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종목은 태광산업이다. 높은 가격과 낮은 거래량 등은 이유가 됐다. 태광산업의 연초 이후 일일 거래량은 많게는 1304주, 적게는 447주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황제주'로도 일컬어지는 고가주의 액면분할이 투자자 저변 확대는 물론 유동성 증대효과 등 거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가주는 소액주주들의 접근이 어렵다. 주식수가 10배 늘어나면 위축됐던 거래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거래소는 고가주 액면분할 유도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근래에는 시장에서 고가주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한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으나 이를 계기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 유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액면분할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지난 2014~2015년 액면분할 시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 황제주들의 액면분할을 인위적으로 유도해왔다. 고가 우량주들이 주당 가격을 낮추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지난 2014년 KTOP30 지수 출범 당시 편입조건에 '주가 50만원 이하'라는 가격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가주에 해당하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불러 직접 액면분할을 제안, 수락시 연부과금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상장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인위적으로 액면분할을 유도해 투자접근성을 늘리는 것은 국민적 입장에서 좋은 주식에 투자해 결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기업마다 자체 주주정책이 있는 만큼 많은 주주와 함께 갈 것이냐, 소수의 주주와 함께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건 기업이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고가주의 액면분할은 분명 유동성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그러나 기업은 주가가 낮아 보이는 현상을 선호하지 않는 주주들의 입장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당국이나 거래소가 나설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