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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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베이징(北京)에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회 행사 가운데 가장 주목도가 높은 것이 '정부공작보고'다. 중국 정부는 정부공작보고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되새기고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발표한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 첫날인 5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정부공작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제시했다. 지난 2017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 안팎으로 낮췄던 중국이 2년 만에 다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리 총리는 이런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해 중국은 복잡한 상황에 직면해 위험과 도전이 많아 격전을 치를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란의 문화대혁명이 끝나자 중국 공산당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지도 하에 '공작의 중심'을 '계급투쟁'에서 '경제건설'로 전환했다. 이후 경제성장은 중국 공산당의 가장 큰 목표가 됐다. 중국 공산당에게 이데올로기도 중요한 요소지만 물질적 성과를 내야만 정권은 국민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경제'야말로 오늘날 중국 공산당 정통성의 뿌리다.

그런데 경기 하강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성장률은 6.6%를 기록, 톈안먼(天安門)사태의 영향을 받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 6.6% 증가는 당국의 공식발표지만 그 신빙성에 관해서는 물음표가 나온다. 중국의 실제 성장률은 공식 발표의 절반 이하라는 말도 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작년 전인대에서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 장기집권의 길을 열면서 '시황제'(習皇帝)에 등극했다. 일단 출발은 순조로웠다. 그렇지만 갈수록 악화일로다. 최대의 재앙은 미중 무역전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의외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협박은 빈말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일전불사의 전면적 대결자세로 나왔다. 시 주석은 일단 양보를 해 미중 무역전쟁의 포성을 멈추려고 한다.

문제는 트럼프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는다 하더라도 효과는 일시적이란 점이다. 휴전을 해도 난국은 해소되지 않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으름장을 놨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처럼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뒤엎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적으로는 과도한 부채, 부동산 버블 등 리스크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중국의 경기 침체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爲天)라는 말이 나온다. 5000년 중국 역사에서 수많은 왕조들이 '밥 그릇' 때문에 무너졌다. 붉은 황제 시진핑 역시 이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의 경제위기가 시 주석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이 계속 황제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관건은 경제에 달려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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