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국가재난사태 개정 합의
정부의 긴급대책 실효성 없어

'살인 미세먼지' 사태가 6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미세먼지 피해도 국가재난사태로 선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키로 6일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날 미세먼지 대책을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필요시 관련 추경도 긴급편성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살인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긴급 대책이라고 하지만, 모두 당장 시행이 어려운 것들뿐이다.

이날 시민들은 오전 마스크 차림으로 숨겨워 하며 도심을 오가야 했다. 북한산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광화문 사거리를 걷던 인근 직장인 황모(31)씨는 "있지도 않는 공기청정기를 작동하면 된다는 식의 대책이 무슨 대책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회동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등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1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원내대표단은 회동에서 예비비로 마스크 등 필요한 물품들을 저소득층 취약계층에 지원하도록 하고, 공기정화장치 등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경우는 국회에서 추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의회 차원에서 중국과의 미세먼지 외교협력을 강화할 수 있게 방중단도 구성하기로 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문 대통령의 미세먼지 대책 지시 관련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 지시에는 중국 정부와 인공강우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모두 눈 앞의 미세먼지의 고통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이러는 사이 미세먼지는 실내, 가정까지 침입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731명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비치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공기청정기가 비치된 곳은 54%에 불과했다. 또 공기정화시설이 직장 내에 '단 한 곳도 없다'를 선택한 비율은 37%, '비치 예정'은 5%로 집계됐다. 직장 내 공기청정기가 비치된 장소는 '사무실(33%)'이 가장 많았으며 '대표이사실(10%)', '구내식당·카페테리아(6%)'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경우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학교 내에 공기청정기가 비치됐다는 응답은 43% 수준에 그쳤다. 비치된 장소는 '도서관(19%)', '강의실(11%)', '식당(8%)' 순이었다.

교육 당국이 지난달 유치원과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등 모든 학교를 조사한 결과, 전국 2만877개 학교 27만2728개 교실 중 41.9%(11만4265개)에 공기청정기나 기계환기설비 등 공기정화장치가 없었다. 유치원 교실에는 97%, 초등학교 75%, 특수학교 73.9%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김미경·황병서·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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