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정부에 8번째로 방북을 신청했다. 개성에 두고 나온 시설을 점검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통일부에 방북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제출에 앞서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는 더이상 지체 말고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장 설비 점검을 위한 공단 방문을 즉각 승인해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신청서상의 방북 일정은 오는 13일"이라며 "입주기업 임직원 179명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정동영 대표 등 의원 5명도 함께 방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비롯해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정병국·박주선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방북 신청자 명단에 포함됐다.
관련 민원 처리 기한은 제출일로부터 7일 이내이지만 추가로 7일을 연장할 수 있다. 또 방북이 성사될 경우 실제 일정과 규모 등은 통일부와 협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그간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7차례 방북 신청은 모두 승인받지 못했다.
지난 1월 16일 하루 일정으로 방북하겠다는 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했으나, 통일부는 "제반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승인을 유보한다"는 조치를 통보한 바 있다. 신한용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공동위원장은 "앞서 신청했을 때 유보를 통보해왔기 때문에 절차상 추가로 신청을 할 필요는 없지만, 방북 승인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다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제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개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했던 비대위는 북미 정상 간 합의가 불발되자 지난 4일 입장 자료를 내고 정부의 더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비대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기섭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지금의 현 북미관계나 남북관계의 엄중함을 생각할 때 이번 방북은 즉각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해 과정, 북한과 협의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서 검토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승인 가능성을 열어뒀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개성공단 가동 차원이 아니라 자산 점검 유지 차원의 작업은 현 제재 틀 내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