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의 끝자락에도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은 여전했다. 10여년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반도체가 점점 후진하는 것과 비교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경쟁력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상은 굳건했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D램 시장 매출은 총 996억5500만 달러(약 112조원)로, 전년(717억2000만 달러)보다 39.0%나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437억4700달러(49조1000억원)를 매출을 올리며 점유율 43.9%로 압도적인 선두 자리를 유지했으며, SK하이닉스가 매출 294억900만달러(33조1000억원·점유율 29.5%)로 그 뒤를 이었다. 두 업체의 D램 시장 합계 점유율은 무려 73.4%에 달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이 31.2%로, 분기 기준 30%를 돌파하며 3위인 미국 마이크론(23.5%)을 비교적 큰 차이로 따돌렸다. 삼성전자의 4분기 점유율은 41.3%로, 1년 전(46.0%)보다 다소 하락했다.

낸드플래시에서도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은 강력했다. 삼성전자가 221억900만달러(24조9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5.0%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도시바(19.2%)와 웨스턴디지털(WDC·14.9%), 마이크론(12.9%), SK하이닉스(10.6%) 등이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두 한국 업체의 점유율은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45.6%였다. 1년 전(47.2%)보다는 다소 떨어진 숫자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의 시장 점유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D램 전체 시장 매출 전망치를 올해보다 17.5% 감소한 822억4700만 달러(92조4000억원)로 제시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각각 44.9%와 29.6%로 '동반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부족일 때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도 수요가 늘지만, 그 반대일 경우 하위 업체들부터 매출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00년대 후반 반도체 치킨게임을 이겨낸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공정 경쟁력이 소위 '초격차'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작년까지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총 97개의 웨이퍼 팹(반도체 제조공장)을 폐쇄하거나 용도를 변경한 가운데, 특히 일본이 이 가운데 36개를 차지해 가장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르네사스의 경우 올해 일본에 있는 150㎜ 웨이퍼 팹 두개를 폐쇠할 계획이며, 아날로그디바이스 역시 2021년 150㎜ 팹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20㎚ 미만 300㎜ 중심의 팹 공정을 갖춘 국내 업체들은 반대로 10㎚ 대 공정의 신규 공장을 계속 늘리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성과 등에 힘입어 당분간 반도체 코리아의 기술 초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제조공정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제조공정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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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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