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21억달러 수주, 2년 연속 상승 세계 경제둔화·국제유가 하락 등 변수 현대·GS·SK, 시장 경쟁력 확보 총력
이달까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해외건설사업 수주를 달성한 곳은 GS건설이다. 사진은 GS건설이 지난해 12월 수주한 싱가포르 NSC N101 프로젝트 조감도. GS건설 제공
창간기획 - 혁신이 답이다 해외시장서 답을 찾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지난해 300억 달러가 넘는 해외건설 수주에 성공하며 반등에 나선 국내 건설사들이 절치부심(切齒腐心)의 각오로 올해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해외건설 수주시장의 여건 또한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계경제 성장의 둔화와 국제유가 폭락 재현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321억 달러 규모로 2016년 이후 2년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2014년만 하더라도 660억 달러 규모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5년 들어 461억 달러로 급감한데 이어 2016년에는 282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2017년 290억 달러를 달성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다시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6년과 2017년 120억 달러 수준이었던 아시아 지역의 수주가 전년대비 29.7% 증가한 16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중동 지역은 9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6.9% 떨어지며 2006년(95억 달러)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 선을 넘지 못했다. 이 밖에 북미·태평양(10억4000만 달러)과 아프리카·유럽(49억2000만 달러), 중남미(7억3000만 달러) 지역은 모두 전년 대비 수주금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금액 규모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손태홍 해외건설협회 연구위원은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규모에 대해 "전년 대비 31억 달러 증가하며 연간 수주 300억 달러 수준을 회복했지만 2007년 398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가량 낮은 규모로 수주 회복 탄력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여전한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올해부터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해외건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사업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을 충원하면서 수주금액을 늘리기 위한 사전준비에 한창이다. 연초 주요건설사 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해외건설 시장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정진행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해외건설 수주를 담당하는 글로벌마케팅본부를 부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15층으로 옮기며 조직을 강화했다.
롯데건설 역시 창립 60주년을 맞아 지난해 해외 수주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태스크포스(TF)를 올해 초 해외주택영업부문으로 개편하고 인력 확충에 나섰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역시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해외 시장을 선별적으로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동남아 시장 현지화를 지속 추구하는 동시에 신규 시장에서의 조인트벤처(JV, 합작)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도 "글로벌 신 시장을 개척해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이 필요하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나선데 이어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도 "앞으로도 고난이도 해외 프로젝트에 수 많은 PQ 통과의 성과를 바탕으로 좀더 좋은 실적을 거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올 초 해외건설 수주실적만 놓고보면 예년보다 오히려 암울한 수준이다.
해외건설 수주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345만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같은기간(517만7229달러)보다 33% 밑돌았다. 수주금액을 비롯해 수주건수(94건→84건), 진출국가(156개→65개), 진출업체(205개→159개) 등 모든 지표가 하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세부 업체별 수주금액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국내 건설사 중 해외건설 수주금액이 가장 많은 GS건설이 15억63만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9억2529만 달러) 대비 62% 늘었다. 지난해 12달 수주금액보다 올해 2달 수주금액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이다.
GS건설의 올해 수주금액은 기존 계약의 증액과 함께 지난해 12월 수주한 358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5240억원) 규모의 '남북간 지하 고속도로(North-South Corridor) N101 구간 공사가 계상됐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건설사 중 해외건설 수주규모 2위인 삼성물산 역시 9억6336만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34만9263만달러)의 27% 가량을 두 달 새 채웠다.
이 밖에 주요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해외건설 수주에 나서면서 올해보다 수주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정부에서도 해외건설 수주를 독려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건설기업들과 건설사업의 해외진출 확대방안을 논의하고 업계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열고 3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 및 약 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올해부터 실시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는 "올해는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모두 작년보다 적극적인 해외건설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변화의 폭은 현대건설이 가장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변수는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 국제유가의 흐름 등이 지목된다.
손대홍 대한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 분쟁과 신흥국 신용 불안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은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동 산유국의 다운스트림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올해 발주 예산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적극적인 수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지난해 수주 비중이 증가한 아시아, 유럽 등에서 수주 지속성 확보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