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남북경협 기대감 무너져
손혜원 사태·20대 비하 등 재부각
지지율 오름세 멈추고 30%대로

미북정상의 2차 핵담판이 결렬된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예정된 당지도부의 미북정상회담 TV시청 공개가 취소돼 회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미북정상의 2차 핵담판이 결렬된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예정된 당지도부의 미북정상회담 TV시청 공개가 취소돼 회의실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로 최대 호재를 잃고 위기감에 빠졌다. 손혜원·서영교 사태에 이어 최근 불거진 20대 비하 발언까지 연이은 악재를 덮어왔던 미북정상회담 카드가 무위로 돌아간 탓에 지지율 하락세 등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미북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해제 등 성과가 나올 경우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침체된 국내 경기를 살릴 수 있다면서 '평화가 곧 경제'라는 주장을 이어왔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 등이 구체화한다면 총선까지 지지율 상승세를 견인할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노이 회담은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향한 역사적 대전환이 될 것이다. 내일부터 한반도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남북교류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북한의 경제개방도 본격화하고, 남북경협을 통한 민족 공동번영의 기회도 활짝 열릴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결국 빈손으로 끝난 2차 미북정상회담은 민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민주당은 앞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논란을 만든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재판청탁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서영교 의원을 비롯해 최근 설훈 최고위원과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20대 비하 발언 등으로 곤욕을 치러왔다. 홍 수석대변인은 비하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처음 문제를 제기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향해 '영향력 없는 소수정당의 최고위원'이라고 언급해 되레 사태를 키웠다. 바른미래당이 홍 수석대변인의 공식사과와 사퇴 등을 요구하는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공조에도 균열을 만들었다. 회담이 결렬된 만큼 당장 민주당의 모든 악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추가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북 관계 개선이나 비핵화 촉진과 관련된 의제를 계속 던지고 있으나 야당의 공세는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회담 전부터 민주당과 정부가 섣부른 '장미빛 환상'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민주당 지지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정당 지지도 조사(tbs 의뢰·조사기간 2월25~27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민주당은 39.4%로 전주대비 1.0%포인트 떨어졌다. 3주 동안 이어진 완만한 오름세가 멈추고, '20대 발언' 여파로 다시 30%대로 하락했다.

반면 신임 당 대표를 선출한 한국당은 28.1%로 1.3%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민주당 지지율을 떠받치고 있던 미북정상회담 특수가 사라지고, 결렬 여파가 더해진다면 민주당 지지율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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