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기자]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金)값도 동반 상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금값은 주식 같은 위험 자산과 반대흐름을 보이는 금 가격은 올 들어 주가와 동반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28일 현재 1온스당 1319.70달러로 3개월 전인 11월 말(1224.58달러)보다 7.8% 올랐다. 6개월 전인 8월 말(1203.70달러)과 비교하면 9.6% 상승했다.
지난해 8월 17일 연중 최저치(1174.93달러)를 찍은 금 가격은 10월 증시 급락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오름세를 이어왔다.
최근 금값 상승은 글로벌 주식시장 반등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와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와 신흥국 금 수요증가 등 여러 요인이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유가·저금리·약달러의 3저 환경이 조성됐다"며 "이 영향으로 선진시장보다 투자 모멘텀이 좋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금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량을 늘리는 것도 금값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세계금협회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총 651톤, 금액으로 보면 약 270억달러(30조3800억원) 상당의 금을 사들여 1971년 이후 최대 규모의 매수세를 나타냈다. 전년 대비 74% 넘게 사모은 것으로 주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터키 등 신흥국 매수세가 중심이 됐다. 러시아는 지난 한 해 역대 최고 수준인 274.3톤을 샀다.
금은 증시 위기상황에도 가치를 유지할 안전자산으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이후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였지만 금 값은 오히려 10% 상승했다.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들도 자산배분의 일환으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작년 3월 "금을 살 때"라고 의견을 낸 바 있다. 골드만삭스가 금 매수에 대해 추천의견을 낸 건 5년 만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외화보유액 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금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274t을 순매입한 러시아의 경우 서방 제재 이후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자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금값의 추가 상승도 전망되고 있다.
황 연구원은 "금값은 3분기까지는 3저 환경 때문에, 4분기 이후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강화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 말에는 지난 5년간 저항선으로 작용해온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경기 둔화 우려로 올해 안에 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남아있다"면서 "1년 정도를 두고 보면 금값은 현재보다 10%가량 더 올라 온스당 14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값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금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 금 펀드 11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평균 12.55%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의 펀드 수익률은 각각 7.29%와 7.89%였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금 펀드가 평균 12.46%로 손실 상태에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3.03%)나 해외 주식형 펀드(-0.69%)보다 월등하게 높다.
투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금 펀드 11개의 설정액은 총 4047억원으로 최근 3개월간 77억원 늘었고 6개월 동안에는 387억원이 증가했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 투자방법은 한국거래소의 금 거래 시장인 'KRX금시장' 매매와 금은방을 통한 실물 매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골드뱅킹 등이 있다. 가장 저렴한 가격에 금을 살 수 있는 KRX금시장을 통한 금 투자다. KRX금시장은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거래소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2014년3월 설립됐다.
금 거래시 드는 비용은 크게 국제 금 시세와의 가격 차이, 세금 및 수수료로 나뉜다. 이달 19일 기준 KRX금시장의 1g당 금 시세는 4만8000원이다. 국제 금 시세와 동일한 수준이다. 보통은 국제 금 시세 대비 100.2~100.3%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제 금 시세와의 가격 차이에서 KRX금시장은 국제 금 시세에 가장 근접한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금 ETF나 골드뱅킹, 금 도·소매가격에 비해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절세 매력도 갖췄다. 세금은 금 거래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세금을 줄이는 것이 금 투자 성공의 관건이라는 말도 있다. KRX금시장에서 금을 거래하면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전혀 없다. 이와 달리 골드뱅킹의 경우 지난해부터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금 ETF의 매매차익 역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거래소는 "어떤 투자수단을 선택하든지 실물인출 시에는 10%의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며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실물인출보다 KRX금시장에서 금을 매수한 뒤 되팔면 매매차익 비과세와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