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건 가톨릭대학교 교수(생명공학과)팀은 박우람 차의과학대학교 교수(의생명과학과)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빛을 받으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소재를 이용해 소화기계 암 내시경 진단·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위, 대장 등 소화기계 암은 세계 암 관련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진단과 치료 과정에는 시술 부위와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시경과 복강경이 많이 사용된다. 기존에는 내시경으로 관찰해 암조직과 정상조직의 높낮이 차이를 확인해 암 여부를 판별했다. 그런데 진단 결과가 부정확하고 의사의 경험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내시경이나 복강경을 통해 병변 부위에 분사함으로써 암 진단 정확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는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암에 달라붙는 '압타머(aptamer)'와 빛에 반응해 암을 치료하는 광응답제로 구성된다. 압타머는 단일가닥 DNA 구조의 물질로, 암세포에 많이 발현하는 '뉴클레올린'이라는 단백질에 달라붙는 성질이 있다. 광응답제는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암세포를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이 소재를 내시경이나 복강경을 통해 인체 조직 내부에 뿌리면 종양 부분만 염색돼 뚜렷이 구분된다. 이때 레이저를 쬐어 암세포만 사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장암과 복막 전이암이 유발된 생쥐에 이 소재를 처리해 진단·치료 효과가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나건 교수는 "이 소재는 내시경과 복강경이 이용되는 거의 모든 암질환 진단과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라며 "특히 말기 암 환자의 복막 전이를 쉽고 간편하게 검진할 수 있어 환자 고통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 하에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에 최근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