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중형 SUV보다 좌우 폭 더 넓어 차량 실내 목재·가죽 수작업으로 제작 무중력 시트는 히팅·쿨링 기능 갖춰 고속 주행서도 민첩하게 차선 변경
인피니티 더 올 뉴 QX50. 인피니티 제공
'절제의 美' 인피니티 더 올 뉴 QX50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인피니티 더 올 뉴 QX50에서는 '절제의 미'가 느껴진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알맞은 조절에 따른 최적의 '균형감'이다. 눈발이 날리는 최악의 조건에서 균형감은 곧 '안정감'으로 바뀌었다.
최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인피니티 더 올 뉴 QX50 시승 행사에서 차량을 처음 마주했다. 이번에 출시한 차량은 인피니티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로,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차급으로 따지자면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와 동급이다.
풍채는 중형 SUV답게 든든하다. 비결은 기존 중형 SUV보다 긴 좌우 크기다. QX50의 전장(4695㎜)은 싼타페보다 75㎜보다 짧지만, 전폭은 1905㎜로, 싼타페보다(15㎜) 길다.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는 차량 앞뒤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좌우 폭이 넓기 때문에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거도 2800㎜로, 35㎜나 더 길다. 35㎜는 뒷좌석에 앉을 탑승자의 안락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치다.
실제 이번 시승은 차량에 3명이 탑승해 진행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까지 모두 직·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었다. 시승은 워커힐에서부터 경기도 가평군 까사32까지 첫 번째 주행과 까사32를 출발·도착 지점으로 강원도 춘천시 후동 2교차로에서 돌아오는 코스, 까사32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것으로 구성됐다. 모두 합쳐 약 150㎞ 구간이다.
시승 조건은 최악이었다. 차량 출발과 함께 당일 오전부터 예보됐던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차량 주행이 잦은 서울 도심에서는 주행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첫 번째 도착지인 가평으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좀처럼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도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m의 주행성능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주행에서 관심도가 낮아지자 눈은 실내로 향했다. QX50의 실내에 사용된 목재와 가죽은 수작업으로 세심하게 검수, 마감했다고 한다. 차량 실내 곳곳의 표면에 손을 가져다 대어보면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최고급 세미 애닐린 가죽과 울트라 스웨이드 등을 적용한 덕분이다. 고급 대형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최적의 착좌감을 선사하는 무중력 시트는 히팅·쿨링 기능을 갖췄다.
중간 목적지가 가까워졌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도로 위에 눈에 쌓여 긴장한 채로 운전대와 가속페달, 제동페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주행 구간이 산길이다 보니 곳곳에 곡선 길이 나타났다. 저속으로 주행하기는 했지만, 자동차로서는 최악의 주행 조건이다. QX50은 뒤뚱거리지 않고 곡선 길을 빠져나왔다. 차량의 주행 모드는 에코, 스탠더드, 스포츠, 퍼스널 등을 제공하는데, 눈길이라 달릴 필요가 없어 에코를 주로 활용했다. 에코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계기판에서도 에코 모드 작동 시 'ECO'라는 글자가 깜빡거려 원활히 작동 중이라는 점을 운전자에게 인식해준다. QX50의 복합연비는 에센셜 기준 ℓ당 10.3㎞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다행히 눈발이 그쳤다. 노면에 물기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이전 상황을 고려하면 주행 시험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 스포츠 모드를 주행모드로변경하자, 잠잠했던 엔진룸에서 굉음을 내기 시작한다. 적당한 소음과 함께 차량은 무섭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덩치와 달리 고속 주행에서 차선 변경도 민첩하며 안정감이 묻어났다.
다만 터보 엔진이라고는 하지만, 2000㎝ 엔진의 한계도 느껴졌다. 차량에 성인 남자 3명이 탑승하기는 했지만, 목이 뒤로 젖혀질 만큼 강력한 성능은 기대할 수 없었다. 또 인피니티 자체 내비게이션이 아닌 한국 내비게이션 업체로부터 위탁해 적용하다 보니 실내 인테리어에 이질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