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물량 확대 여파
강원·광주 증가율 최대



짙어지는 '빚의 그림자'

지난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확대된 탓으로, 9·13 부동산 대책,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관리지표화 등 정부의 각종 대출규제도 주담대 증가세를 꺾지 못했다.

24일 한국은행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494조265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조569억원(6.5%)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주담대는 지난해 4분기에만 10조8000억원 증가했는데, 새 아파트 입주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한국은행 측은 분석했다. 분기별로 보면 2017년 4분기 6조8000억원 증가했다가 지난해 1분기 4억6000억원, 2분기 6조원, 3분기 8조6000억원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연도별로는 2014년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졌으며 2016년에 전년 대비 증가액 40조8356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2017년엔 증가액이 21조6444억원으로 축소됐다가 지난해 다시 확대했다.

전년 신규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다 보니 잔금을 치르기 위해 받는 대출 등이 많아져 예금은행의 주담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택 입주(준공) 물량은 62만7000호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이중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전년보다 23.2% 늘어난 48만호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59.3% 증가했다.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선 중도금과 잔금을 치러야 하므로 주담대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전세자금대출이 통계상 주담대로 분류되기 때문에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정부가 지난해 10월 말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관리지표로 삼자 이에 따른 선수요도 증가세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예금은행의 전월 대비 주담대 증가액이 지난해 10월 2조4150억원에서 11월 4조4412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은행이 대출 승인을 해주고 실제 대출이 실행되기까지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11월 증가액 확대는 전달에 대출 신청이 몰렸음을 나타낸다.

은행권 주담대 현황을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지난해 강원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잔액 규모는 최하위권이지만 증가율이 17.1%로 가장 높았다. 강원의 주택 준공 실적은 전년 대비로 82.6% 급증했다. 전국 평균(10.1%)의 8배에 달하며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전남 광주의 주담대 증가율도 16.4%로 높았다. 전년 0.3%에서 갑작스럽게 뛰었다.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광주의 지난해 주택가격상승률은 3.80%로 서울(6.16%) 다음으로 높았다. 지난해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거래량이 감소했으나 광주는 11.1% 늘어나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경북, 충남, 울산 주담대는 각각 2.7%, 1.8%, 1.8% 감소했다. 특히 울산은 2010년 5.8% 줄어든 이후 8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울산지역 경제를 지탱했던 조선·자동차업종의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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