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특별열차를 타고 평양을 떠나 중국 단둥 역을 통과해 하노이로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워싱턴을 출발할 예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종착역을 향한 두 번째 '비핵화 열차'가 시동을 걸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평양역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열차에는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포함됐다.
그러나 부인 리설주 여사는 명단에 거론되지 않아 미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자주석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공식 친선방문한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통신은 두 나라 최고 지도자들이 상봉과 회담을 진행한다고 전했지만 구체적 기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출발 소식을 신속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사후 보도원칙을 깨고 국제사회의 보도관행을 따름으로써 대내외에 정상국가로서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부부장 등 수행단 명단 공개도 같은 맥락이다.
타스 통신과 NHK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23일 오후 9시 30분쯤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 역을 통과했다. 이 열차는 26일 베트남 랑산성 동당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데, 김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은 여기서부터 하노이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당시와 하노이를 잇는 국도 1호선 170㎞ 구간은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된 상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출발 시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25일 향발이 예상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하노이로 출발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6일 베트남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미뤄, 트럼프 대통령의 25일 출발이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국가 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동행할 전망이다. 볼턴 보좌관은 당초 23일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리설주 여사가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에 타지 않은 만큼 멜라니아 여사도 동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의 실세인 이방카 보좌관이 하노이 행을 택할지도 관심사다. 이방카 보좌관이 동행한다면 김 제1부부장과의 대면도 예상해볼 수 있다.
북미 고위급들이 모두 하노이행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2차 회담은 단독회담은 물론 확대회담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23일 오전 평양역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 김 위원장이 환송객들에게 손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3일(현지시간) 오후 10시 13분께 중국 단둥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