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해 소위 3월 마지막주 '슈퍼 주총' 주간을 피해 정기 주주총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다른 전자 계열사들과 함께 오는 3월 20일 수요일에 정기 주총을 개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삼성SDI는 오는 20일 정기주총 소집 공고를 냈다.
삼성전자 역시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주총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삼성전자 계열사들이 같은 날 정기주총을 하는 점을 고려하면, 소위 3월 마지막 주를 피할 것이 유력하다.
최근 2년간 삼성전자는 3월 마지막 주의 전주 금요일에 정기 주총을 열어왔다. 재작년에는 3월 24일, 작년에는 3월 23일이 주총일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전자는 주총일을 3월 23일로 정한 배경에 대해 "상장회사협의회의 정기 주총 개최 집중 예상일 발표 이전에 주총 예정일을 발표해, 투자자들의 혼선 방지를 위해 개최 예정일을 유지한다"고 양해를 구하는 공시를 낸 바 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3월 27일'이 슈퍼주총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날짜에 이미 220곳 이상의 상장사 주총 일정이 몰려있다. 그다음으로 3월 26일(180개사), 29일(86개사), 22일(84개사), 21일(72개사), 15일(69개사)에 많은 기업의 주총이 열 예정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장소나 주총 참여 방식 등에서 소액주주의 주주권을 보장할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올해는 기존 주총 개최 장소인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보다 공간이 넓은 장소에서 열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자투표 도입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올해 당장 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소액주주(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 보유 주주)는 전체 주주의 약 58%인 67만명 수준으로 집계됐고, 현재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작년 3월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