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긴 미남 배우 정우성에 대해 몇 자 적고자 한다. 시작을 '꽃미남' 배우라고 소개하고 싶지만, 최근 정우성에게 '꽃'은 굉장히 민감한 단어라 생략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증인'(이한 감독)의 홍보차 가진 매체 인터뷰를 통해 정우성은 같은 소속사(아티스트컴퍼니) 식구이자,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스카이 캐슬'(유현민 극본, 조현탁 연출)로 온 국민의 찬사를 받았던 '예서 엄마' 염정아를 두고 "꽃은 지지 않는다는 걸 온몸으로 입증했다"며 그녀의 연기에 대해 호평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이 이를 '여성 혐오' 표현이라며 정우성에게 즉시 사과를 요구했던 웃지 못할 일화가 있었기 때문에, 같은 남자인 필자도 '꽃미남'이라 부르지 않기로 했다.
세상이 이토록 변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일상처럼 이용하는 우리는 그것이 마치 '공개 일기장'인양 일면식 없는 이들에게도 사생활을 거리낌 없이 공유한다. 유명한 맛집 탐방부터 쇼핑, 공연(연극·뮤지컬·영화 등) 관람평, 여행 등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말이다. 그러다가, 각기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면 그런 공유에서 비롯된 공통의 의견(意見)이 이견(異見)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두가 주목하는 엔터테이너, 즉 '연예인'이란 직업 특성상 정우성도 그런 이견의 중심에 서게 됐다. 단지 영화 홍보를 위해 인터뷰했던 정우성은 변명의 여지도 없이, 자신의 SNS를 통해 그런 이견을 가진 상대에게 즉각 사과했다. '증인'을 함께한 배우·스태프들을 위해서다. 배우의 사생활까지 쉬이 넘보는 정보화 세상에서 여러 집단적 사고가 긍정이 아닌 부정으로 작용하는 순간 배우가 가진 열정이나 연기력은 일갈 무시된 채 흥행 결과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발 빠른 대처를 한 것이다.
배우 뿐만 아니라, 제작, 연출, 연예기획사 운영 등 다방면서 예술가다운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정우성은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2018년 5월 제주도에 도착한 예맨 난민신청자들에게 정부가 보호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이에 정우성은 "한국 사회에 반(反)난민 정서가 있는 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정서가) 다소 과장되게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난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일 뿐, 국민 대다수는 아직 난민에 대해 잘 몰라서 의견이 없거나 난민을 옹호하지만 상당수는 조용하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배우 정우성 혼자가 난민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허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친선대사로서 자신의 본분을 지키는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리꾼은 그의 이러한 행동조차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가차없이 비판한다.
국내 한 대형 포털사이트에 '정우성'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 중 일부가 '정우성 난민'으로 나온다. 이래서, 선입견이 참 무섭다는 것이다. 그 후로도 그가 어떤 작품 활동을 하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다른 새로운 주제로 발언을 해도 늘 '난민'이란 단어가 수식어로 붙고, 이를 문장처럼 키워서 악성 댓글로 만들고, 급기야 동의하게 만든다. 아이러니한 건, 지난 주말 방송된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안수영 연출)에 먹방계의 화신으로 떠오른 개그맨 이영자와 영화배우 정우성의 음식점 만남으로 큰 화제가 됐었다.
방송 후 대부분의 댓글 반응이 '나이를 잊은, 잘생긴 외모' 등으로 도배가 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누리꾼들의 집단적 사고가 하루 아침에 '긍정'으로 바뀐 것이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일상이고, 그것이 소위 말하는 냄비근성(어떤 일에 금방 흥분하다가도 금세 가라앉는 성질을 냄비가 빨리 끓고 빨리 식는 모습)인 것이다.
그러한 일상 속에서 배우 정우성은 우리처럼 늘 바쁘게 살고 있다. 정우성에게 당부하자면, 변치 않은 당신의 소신 발언과 행동,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다방면서 공유해주고, 그에 따른 이견도 지금처럼 겸허히 받아들이며 꿋꿋하게 살기를....그래야 25년 연기 세월이 아깝지 않은 잘 생긴 미남 배우 정우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