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관세 부과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이유에서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국과 중국 협상단이 양국 정상의 최종 담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틀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는 '양해각서'(MOU)에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다룰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최근 수개월 간 진행된 몇 차례의 회담에서 위안화 안정화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왔고 그 결과 양국 최종합의의 골간을 이룰 일부로 잠정 합의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구체적인 문구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말 달러 대비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뒤 지금까지 약 2% 반등했다. 이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추측이 나왔다.

미국은 고율 관세를 활용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무역전쟁은 중국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미국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이 무역전쟁으로 인해 공장 건설비용 상승과 수출 장벽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효과는 줄어들게 된다. 사실상 미국이 의도한 무역전쟁의 충격이 약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미국 관리들은 지난주 베이징 협상에서 중국이 고율 관세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조치를 취할 경우 더 높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부터 차관급 협상을, 오는 21일부터 고위급 협상을 진행한다. 이번 협상은 특히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국의 이번 협상은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MOU에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한 나라가 무역이득을 위해 환율조작을 했는지는 판단하기가 어렵고 그 결과도 믿기 힘들다"며 "중국의 통화조작을 막으려는 미국 무역 협상단의 시도는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중국도 미국처럼 발전할 권리가 있고 중국인도 좋은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며 "중국의 발전이 전 세계 및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미국이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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