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개방형혁신 첫 사례
폴리플러스와 공동개발 협약
최 회장 지원속 사업확장 탄력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원장(오른쪽)과 스티브 비스코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 대표이사가 18일(현지시각) 리튬 금속 전지 공동개발 협약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원장(오른쪽)과 스티브 비스코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 대표이사가 18일(현지시각) 리튬 금속 전지 공동개발 협약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가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배터리 '굴기(몸을 일으킴)'를 가속화 하고 있다. 양적 확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으로 미래 배터리 기술을 선점해 반도체에 이은 다음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기술 개발 업체인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이하 폴리플러스)와 리튬 금속전지(Li Metal)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로 폴리플러스가 보유한 전도성 유리 분리막(Conductive Glass Separator) 연구 개발에 자금을 투자한다. 이후 지분 투자와 기술 라이선스 확보 옵션도 검토한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전도성 유리 분리막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고, 이를 리튬 금속 전지 개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리튬 금속 전지는 흑연보다 10배 이상의 용량을 지닌 리튬 음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리튬 이온 전지보다 두 배 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로 알려졌다.

다만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 적체되는 덴드라이트(금속 표면 어느 한 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가 발생하고, 이 결정이 분리막의 내구성을 약화시켜 화제가 일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폴리플러스가 개발 중인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이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아 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핵심 소재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약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의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 2017년부터 미국, 유럽 소재 주요 연구소·대학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개발 협력을 추진 중이며, 이번 협약과 같은 사업 협력으로 발전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배터리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 개발 등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 연대도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뿐 아니라 미국 조지아주에 추진 중인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공장이 들어서는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SK서린사옥 본사 등을 방문해 회사측과 공장 건설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공장이 예정대로 가동하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2년 국내 4.7GWh, 헝가리 7.5GWh, 중국 7.5GWh, 미국 9.8GWh 등 총 29.5GWh에 이르는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여기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 생산 규모를 오는 2022년에는 60GWh, 2025년에는 100GWh로 늘릴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확장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워싱턴 D.C.에서 열린 'SK Night(SK의 밤)' 행사에서 "향후 배터리 사업이 잘되면 50억 달러 투자와 6000명 채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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