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앞세워 1심 판결 반박 간담회·유튜브 활용 여론전 펴 보석신청 앞두고 압박 나선 듯
1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주최 김경수 지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법률 전문가의 분석을 토대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법부의 판결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지사 보석신청을 앞두고 사법부 판결의 부당성을 부각하는 여론전을 펴 사법부에 압박을 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터넷 댓글여론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 지사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판결문 분석은 차정인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법무법인 양재의 김용민 변호사가 맡았다. 민주당은 분석 결과 1심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형사재판 사실인정의 대원칙을 근거로 1심 판결의 문제 삼았다. 차 교수는 "허위진술을 한 증인의 다른 진술 부분의 신빙성을 이토록 관대하게 인정하는 판결은 본 적이 없다"면서 "김 지사의 (댓글 조작)지시, 승인 등을 증명하는 제3자의 증언, 동영상, 녹음파일 등 객관적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또 김 지사를 법정구속한 것과 관련해 "김 지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유무죄 판단과는 달리 일종의 양형 판단에 해당하는 법정구속 여부를 놓고 1심 법원은 경남 도정의 영속성 등 다른 중요한 가치를 폭넓게 살피는 것이 옳았다"고 1심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김 지사의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적인 물증이 없고, 드루킹 김동원씨 등의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거나 판결에 의해 신빙성이 일부 탄핵돼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드루킹 측 변호인이 경찰피신조서에 내용부인의 취지로 부동의했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어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면서 "김 지사가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용하는데 도움을 줬거나 드루킹 일당에게 킹크랩 개발을 지시할 수 있는 상하관계였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입증된 바 없다"고 판결의 오류를 짚었다.
민주당이 이처럼 김 지사의 판결에 적극적인 장외 여론전을 펴는 것은 김 지사 항소심과 보석신청 등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김 지사가 실형 선고를 받은 시점부터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재판부에 반기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 역시 외부 법률 전문가의 힘을 빌어 판결의 부당함에 동조하는 여론을 형성하는데 활용했다. 민주당은 간담회 이후 서울 마포구 합정프리미엄라운지에서 '김경수 판결문 함께 읽어봅시다'라는 주제로 대국민 토크쇼를 열었고,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재판 불복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비판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빠르면 다음 주 초나 이달 안으로 김 지사 보석을 신청할 계획이다. 원래 20일 보석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변호인단을 보강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김 지사는 현역 도지사이고 임기가 아주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불구속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재판은 공정하게 하되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보석신청의 당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