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타이어 3사가 국내 유일 모터쇼에 9년째 불참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위주 행사이다 보니 부품사 입장에서 참여하더라도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투자 효과 대비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모터쇼는 흥행 극대화를 위해 참가 업체 유치에 공을 들이지만, 해마다 부품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매년 비슷한 콘셉트로 행사를 꾸린 조직위원회 측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오는 3월 말 개막하는 2019 서울 모터쇼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로써 9년째 국내 모터쇼는 타이어 없이 굴러가게 됐다.

국내 타이어 업체가 마지막으로 국내 모터쇼에 참가했던 것은 2011년 서울모터쇼가 마지막이다. 한국타이어는 2009년 서울모터쇼를 끝으로 국내 모터쇼 불참을 선언했고, 넥센타이어는 단 한 차례도 참가한 적이 없다.

과거 서울모터쇼가 국내 타이어 업계의 불참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감정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2년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타이어 생산 1위 업체가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공개적으로 특정 업체를 겨냥하며 모터쇼 불참을 비난했다. 프랑스 미쉐린, 미국 굿이어, 일본 브리지스톤 등 세계 유명 타이어 업계는 자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가하고 있는데, 유독 국내 타이어 업계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논리였다.

타이어 업계도 할 말은 있다. 국내서 열리는 모터쇼 규모가 세계 주요 모터쇼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협소하기 때문에 비용을 투입한 만큼 홍보 효과가 미미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행사 자체가 자동차 위주다 보니 타이어를 비롯, 부품사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돈을 들여 전시관을 꾸린 만큼의 효과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터쇼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마다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신차에만 기대다 보니, 차량 전시회 외적으로는 눈에 띌만한 행사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차량 관련 흐름에 맞춰 자체적인 콘텐츠를 내놓는다면 등을 돌린 타이어 업계는 물론, 부품사들 역시 앞다퉈 모터쇼에 참가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세계 완성차 업계는 최근 자동차에 접목하는 전자 기술이 늘어나자 전자제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통적인 모터쇼보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 참가하는 것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부품사 한 관계자는 "국내서 열리는 모터쇼에서 부품사 부스를 본적이 있느냐"며 "완성차 업체와 동떨어진 구석 자리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푸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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