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노트북, 드론 등 우리 일상 생활 곳곳에서 사용중인 중국산 ICT 제품들이 보안상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ICT 제품의 경우,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 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지만, 보안 시스템이 허술해 자칫 국민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국산 CCTV가 보안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400만대 이상의 CCTV가 설치 및 운영되고 있는데, 상당수가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정보인권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 침해사례 10건 중 8건이 CCTV 관련 사생활 침해다. 전국의 거리와 건물에 설치된 공공 CCTV의 해킹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유튜브나 구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면 한국의 거리, 여관, 식당 내부 등에 설치된 CCTV 화면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설치된 CCTV의 대다수가 중국산 이라는 점이다. 중국산 제품은 국산 CCTV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해 공공기관, 민간 할 것 없이 광범위하게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산 CCTV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주요 기관과 시설에 중국산 CCTV 도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기관 근무자의 동선 정보와 인상착의 이미지를 촬영하거나 대화 등을 녹음해 중국 정보당국에 전송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CCTV 시장을 점령하던 중국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등의 제품은 미국 주요 시설에서 설치가 불가능하다. 하이크비전은 중국 군사 감시 부서에서 발전한 업체로, 중국 정부가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중국산 CCTV에 사실상 무방비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과천청사에 설치된 CCTV 328대 중 155대(47.3%)가 중국 하이크비전의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관리하는 원자력발전소에도 하이크비전 제품이 설치됐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최근 CCTV가 AI(인공지능)기술을 탑재한 지능형 CCTV로 거듭나면서 단순한 촬영 기능을 넘어, 응급상황, 재난재해 등을 관리하게 되는 만큼 국가안보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면서 "CCTV 교체 사업에서 중국 제품보다 신뢰도가 높은 국산 제품이 순차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범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CTV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널리 사용하는 중국산 전자제품, 노트북,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서도 정보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전자기업 TCL이 개발한 날씨 앱 '웨더 포캐스트-월드 웨더 애큐럿 레이더'가 사용자 위치정보와 이메일 주소 등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앱에서 수집한 정보중에서는 15자리로 구성된 '이동전화 단말기 식별번호(IMEI)'까지 포함됐다. 이렇게 수집된 사용자 개인정보는 중국 내 TCL 서버에 저장됐다.
보안연구기관인 엠비디는 PS4를 포함한 다양한 기기에 탑재된 중국의 와이파이 칩셋에서 사용자 간섭없이 네트워크가 스캔되고 악의적 코드가 작동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에 이스라엘 보안업체 체크막스가 '레노버 워치 X'의 보안상의 취약점을 공개하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산 스마트기기의 정보보안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전수홍 파이어코리아 대표는 "중국은 화웨이와 샤오미, CCTV, 드론 등을 제3국에 저가나 무상원조 형태로 대규모로 보급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그 나라 정보와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AI 기술을 적용한 얼굴인식 카메라, '비둘기 드론' 등 첨단 감시 장비를 동원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감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모스크, 호텔, 인터넷 카페 등 670만 곳에 달하는 위치 정보 체크 지점에는 첨단 CCTV가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