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5개월 가까이 노사 대립으로 표류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까지 총 32차례 120시간 파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르노삼성 노조 설립 이래 최장기 파업이다. 이미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물량으로는 6000여대, 금액으로는 12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공장가동률은 98%에서 75%로 급락했다. 현재 노조는 실적에 맞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최근의 판매 실적 하락과 경쟁력 등을 이유로 최대 1400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 본사는 신차 배정 중단을 경고했다. 파업을 멈추지 않는다면 오는 9월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산 공장에서 로그의 생산 비중은 전체의 절반 쯤 된다. 만약 로그 생산을 일본 등 다른 나라가 가져가 버리면 공장 가동률은 50% 안팎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다. 로그 물량이 빠져나간 뒤 대체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부산공장 작업은 현재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1교대로 전환되면 전체인력 2300여명 가운데 800~900여명은 일을 놓아야할 형편이다. 게다가 대외 변수도 녹록지 않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한국이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면 관세가 올라 국내 자동차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회사가 일감이 있어야 노조원들의 일자리와 생계도 유지되는 것이다. 일감이 끊기면 회사는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고, 이는 노사 모두를 망하게 하는 길이다. 우선 노조는 회사부터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회사가 살아남아야 노조도 있고 일자리도 지켜지는 것이 아닌가. 르노 부산공장이 제2의 GM 군산공장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노조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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