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정치보다 석유에 관심"
퇴진 대비 쿠바·러시아 '눈독'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EPA 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EPA 연합뉴스>
'한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휩싸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의 '돈줄'인 석유 부문에 대해 제재를 한 이튿날인 지난달 29일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지지를 요청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8일 자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 PDVSA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경제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현재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서한에서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불법적이고 자의적인 침략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우리는 OPEC 회원국들로부터 연대와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OPEC 회원국 중 한나라(베네수엘라)의 중요 자산을 (미국이) 파렴치하게 강탈한 것에 맞서 공동으로 비난하고 우리를 확고하게 지지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OPEC는 창립멤버인 베네수엘라의 이런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OPEC 사정에 밝은 한 정통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OPEC이 어떠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OPEC은 정치가 아닌 석유 정책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마두로 대통령이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될 경우를 대비해 비밀리에 망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같은날 블룸버그 통신은 4명의 소식통을 인용, 마두로 대통령 측이 갑작스럽게 퇴진하는 상황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권유에 밀려 비상계획(플랜B)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망명 후보지로는 쿠바, 러시아, 터키, 멕시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멕시코 외교부는 "우리 정부가 마두로 행정부와 망명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이를 일축했다. 쿠바 역시 미국의 제재 재개 우려 등으로 마두로의 망명이 즉각 이뤄지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 소식통은 "마두로와 측근들이 쿠바로 간다면 미국에 제재의 명분을 줄 수 있다"면서 "미국은 역내에 국가 차원의 테러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쿠바를 겨냥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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