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제안서 검토 착수
불참 결정시 현대중공업 본계약 당겨질 듯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삼성중공업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3개월 이상 물밑작업을 벌여온 현대중공업과 달리 시간이 촉박한 데다, '강성'인 노동조합을 떠안는 점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밀실협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에 인수제안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인수제안서 공문 접수 이후 경영진이 회의를 개최하는 등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경영진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아직 어떤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전달했다. 삼성중공업이 회신 기한인 이달 28일까지 제안서를 내면 산은은 다음 달 4일까지 제안서를 평가해 인수자를 결정하고 나흘 뒤인 8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계약은 조건부로 삼성중공업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기존 계약은 백지화되고 삼성중공업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이 불참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3개월 이상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논의했지만, 삼성중공업에 주어진 시간은 1개월에 그친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선업을 키울 의지도 강하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그룹이 '강성'으로 분류되는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을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삼성의 '무노조' 원칙이 깨지기는 했지만, 굳이 강성 성향의 노조를 떠안을 이유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마감일 전이라도 포기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중공업이 포기하면 본계약 체결은 3월 8일 이전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애초부터 삼성중공업을 배제한 채 논의를 이어왔기 때문에 '밀실협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계약은 주식 교환으로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기존 민영화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밀실협상을 통해 대우조선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노동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선.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선. <삼성중공업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