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제공>
비서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제공>
안희정(55) 전 충남지사의 법정 구속 결정에는 피해자 폭로 이후 안 전 지사가 직접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이 원인이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전날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를 하면서 안 전 지사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대목으로 그가 올린 사과문을 꼽았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3월 5일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자, 다음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또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법정에 선 안 전 지사의 태도는 바뀌었다. 안 전 지사 측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나 추행은 그런 행동 자체는 있었지만, 의사에 반한 것이 아니었고 애정 등의 감정하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이런 '합의된 성관계'였단 안 전 지사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 사실을 폭로하자 자신의 잘못이었다는 글을 게시해놓고선 자신이 직접 게시한 글의 문언상 의미를 부정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호텔 투숙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을 계속 번복했다"며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가 사건 이후 재차 김씨에게 "미안하다", "잊으라"는 등의 말을 한 부분 역시 유죄의 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일관되게 자신이 괜찮다고 대답할 때까지 안 전 지사가 계속 미안하다고 했고, 호칭이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거나 연인으로 취급하는 어떤 것도 없었단 취지로 대답했다"며 "안 전 지사도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간음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부기자 dt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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