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마다 준비과정 많이 힘들어 김주영 말투 자칫 사극될까 우려 작품 좋아 10년만의 전성기 꿈 같아" 내달 1일 마지막회 스토리 관심집중
"처음엔 김주영을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아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10년 만에 전성기가 다시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18회는 22.3%(닐슨코리아 제공, 유료방송가구기준)로 '도깨비'의 비지상파 최고 기록(20.5%)을 넘겼다. 최종회를 한 회 앞둔 19회는 23.2%로 다시 한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대사는 이미 유행어가 됐다. 'SKY 캐슬'의 신드롬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입시 코디 김주영 선생을 연기하고 있는 김서형(사진)은 드라마 인기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29일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 화제의 드라마 'SKY캐슬' 마지막 방송 한 회를 남겨 두고 배우 김서형은 "작품 준비하면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서형은 극 중 '입시 코디'라는 독특한 직업을 갖고 평온하던 캐슬 내 가정을 파국으로 몰아넣는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았다. 뒤틀린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로 살다 보니 김서형도 우울해졌다. 대본을 읽다 답답한 마음에 새벽 3~4시에 집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김서형은 "김주영의 대사는 일상적인 말투의 대사는 아니다. 처음엔 대본 보고 '뭐지?' 했다. 이거 잘못하면 사극 같겠다"라며 "그렇다고 현대극처럼 (대사를) 던지면 마냥 가벼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대사에 독기를 불어 넣기 위해 김서형은 머리카락 한 올도 흐트러짐 없는 '올백 올림머리'를 선택했다. 김서형은 검은색 옷과 연약한 목을 감추는 상의만 고집했다. 과거를 숨기고 김주영의 그늘을 보여주기 위해 김서형이 낸 아이디어였다.
김서형은 헤어스타일을 '올백'으로 넘길 때는 고통이 뒤따랐다. 그는 "극 초반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밀려오는 짜증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몇 회 지나기까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서형은 또한 "개인적으로는 먼저 'SKY 캐슬'이 잘돼서 좋다. 이미 연기 인생에서 '아내의 유혹'으로 히트를 쳐봤고, 당시 인지도를 많이 올렸다. 'SKY 캐슬'이 잘 되긴 했지만, 배우 김서형의 제2의 전성기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다른 작품처럼 똑같이 열심히 했을 뿐이고, 마침 'SKY 캐슬'에 출연한 것 뿐"이라며 "득을 많이 보긴 했다. 문의 전화가 더 많이 오기는 한다. 하지만 1%대의 시청률을 받았을 때도 지금과 똑같은 마음가짐이었다. 'SKY 캐슬'이 나를 선택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방송에서는 드디어 김주영의 감춰진 과거가 모두 수면 위로 떠올랐다. 라이벌이었던 송희주를 향한 패배감과 열등감, 경쟁심이 불러온 딸을 향한 빗나간 모정 등이 드러났다.
그는 "사무실에 '내가 악역인거 알고 시켰냐'고 우스갯소리로 묻기도 했다. 남편 살인에 대한 정확한 마무리가 없이 로라정과 이수임의 대화로만 풀어냈다"며 "김주영은 지금까지 쌓아온 연기 커리어를 통틀어서 '도전'이었다. 거기다가 머리 꼭대기에 있는 여자였다.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감독님께 결말을 알려달라고 해도 절대로 말씀해주지 않았다.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김서형의 연기 인생에서 '악녀' 캐릭터는 인상적이다. '아내의 유혹' 신애리, '샐러리맨 초한지' 모가비, '기황후' 황태후 등 악독한 인물을 자주 연기했다. 그는 늘 '제 살을 깎아먹듯' 연기한다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기대치와 전작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
김서형은 "'SKY 캐슬'을 하면서 '신애리2'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내의 유혹' 신애리가 지금의 날 있게 해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트라우마도 갖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주영을 훌륭하게 소화했고, 그 덕분에 '아내의 유혹' 이후 10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내달 1일 종방할 'SKY캐슬'은 지난 25일 촬영이 모두 끝났다. 예서(김혜윤 분)가 서울의대에 갈 수 있을지, 우주(찬희)는 석방 이후 어떤 중대 결심을 할지, 혜나(김보라)가 죽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결말을 두고 저마다 갑론을박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