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BSI 한달새 3p 하락 69
스마트폰 엎친데 반도체 덮쳐
전자영상통신 업종 8p나 급락
대기업 제외 줄줄이 고사 위기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다가오는 'R의 공포'
우울한 기업경기실사지수


'R의 공포'에 가장 먼저 위기를 느끼는 것은 역시 기업이다. 반도체 경기가 급감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낸 '2019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달 전산업 업황 BSI는 69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월(68) 이후 최저치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고 경기를 전망하기 위해 작성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을 경우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낮을 경우엔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전산업 BSI는 지난해 5월 81까지 올랐다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다.

산업별로 제조업 업황 BSI가 67로 4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2월(63) 이후 가장 낮다. 세부업종별로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이 70으로 전월대비 8포인트 급락했다. 하락폭은 지난해 1월(-8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둔화로 기타기계장비도 63으로 5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전자 비중이 큰데 그동안은 스마트폰이 안 좋았다면 이번에는 반도체도 안 좋아진 영향이 컸다"며 "고무 플라스틱 등 기타 업종도 안 좋아지면서 하락폭이 확대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을 제외하곤 나머지 모두 하락세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 업황 BSI는 73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소기업은 61로 8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 업황 BSI 하락폭은 지난해 1월 수준으로 확대했다. 기업 형태별로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이 각각 71, 65로 전월대비 4포인트씩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71로 2포인트 떨어졌다.

반도체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앞으로 업황 전망도 먹구름이다. 2월 전산업 업황 전망 BSI는 68로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6년 3월(67) 이후 가장 낮다. 특히 수출기업의 업황 전망 BSI는 68로 9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9포인트 하락한 수준과 같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된 반도체 급락 우려가 실제 현실로 다가오면서 기업 체감 경기도 위축한 것이다.

이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은 확대했다.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은 지난해 12월 11.7%에서 이달 12.5%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수출부진'도 10%에서 10.8%로 0.8%포인트 늘었다. '내수부진'을 우려하는 비중은 24.1%로 가장 많았지만 전월보다는 1%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71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설계·감리 수요 부진으로 전문과학기술 등이 10포인트 하락했으며 광고 제작 및 방송 매출 비수기로 정보통신도 8포인트 하락했다. 2월 업황전망 BSI 역시 스마트폰, PC 등 판매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도소매(-9포인트), 정보통신(-8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떨어졌다.

BSI의 큰 폭 하락에 따라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의 소폭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제심리지수(ESI)는 2.7포인트 하락한 89.3을 기록했다. 2015년 6월(88.7) 이후 최저치다. ESI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기 위한 지수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도 0.8포인트 떨어진 91.4였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