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에쓰오일(S-Oil)에 이어 SK이노베이션도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에 비상이 켜졌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떨어지며 주업인 정유부문에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정유부문보다는 안정적인 석유화학 등 부업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이유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5.18% 감소한 2조4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16.95% 증가한 54조1025억원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 두 자릿수 부진은 작년 4분기 부진한 실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이 작년 4분기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닝쇼크의 주범으로는 정유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이 꼽힌다. 국내 정유사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작년 10월 4일 배럴당 84.44 달러로 연내 최고치를 기록한 후 12월 26일 49.52 달러까지 폭락했다. 정유사는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단기간 올라가면 재고평가손익을 거두지만, 내려갈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정제마진 축소도 한몫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수송비 등 각종 비용을 뺀 마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알려져 있다. 작년 3분기 배럴당 3.2달러에서 4분기 2.8 달러까지 떨어졌다.

실제 SK이노베이션보다 앞서 실적을 내놓은 에쓰오일은 이런 요인들로 작년 4분기 영업손실 292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 사상 최대 적자다. 작년 4분기에만 3910억원의 재고 손실을 냈다는 게 에쓰오일 측의 설명이다.

그나마 에쓰오일의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0.4% 감소한 6805억581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21.9% 증가한 25조4633억원이다. 정유부문에서의 손실을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사업 등이 방어한 데 따른 것이다. 에쓰오일은 4분기 정유부문에서 50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1584억원, 윤활기유 사업에서는 5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연간 영업이익은 정유부문 633억원, 석유화학 3581억원, 윤활기유 2591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을 팔아 돈을 번다는 얘기는 옛말"이라며 "각 정유사의 사업부문에서 정유사업 외 석유화학 등의 수익성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에쓰오일의 작년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4%, 윤활기유는 11.9%에 달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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