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자동차의 탄생지이다. 자동차 역사 120여년을 함께 한 지역으로 이제 자동차는 일상생활에서 생활필수품이 된지 오래이며, 실용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자동차 문화는 자동차 산업에 치중하다보니 선진형 자동차 문화는 항상 밀리면서 실용성보다는 사회적 지위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문화적 도구로 이용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리적 특성이나 문화적 태동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여 자동차 문화가 성숙되는 만큼 잘잘못을 따지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으나, 분명히 낭비성이 많고 좁은 땅덩어리에 과한 자동차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의미이고 유럽의 자동차 문화를 하나하나 보고 배우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유럽 자동차 문화가 우리 것이 될 수는 없으나 확실히 우리의 자동차 문화와 비교하면서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우리와 비교되는 특성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우선 경차 문화이다. 경차의 유럽 평균 점유율은 50% 정도이고 이탈리아는 60%를 넘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약 37%의 점유율이다. 특히 실질적인 경차로서 특별한 고급 옵션도 없는 '이동성'을 위한 경차다. 가격도 저렴하고 심지어 에어컨도 없고, 단순히 라디오만 있는 경우도 있고, 창문을 내리기 위하여파워 윈도우가 아닌 손으로 돌리는 차도 있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가격은 높을 대로 높아서 모든 고급 옵션이 가미되어 있고 자동변속기에 각종 자동차 기능이 가미되면서 무게는 무겁고 연비는 떨어지며 가격은 최고로 치닿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국내 경차는 경차(輕車)가 아닌 경차(敬車)인 것이다. 그럼에도 비율은 7~8%에 머물러 있어서 경차의 존재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이 땅덩어리 좁고 주차장 좁은 국가에서 '큰 차 지향'이고 정부도 이를 촉진하고 있어서 아이러니 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보다 잘 사는 유럽이 괜히 작은 경차를 애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실용적인 부분을 따지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론 전체의 약 과반수가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이라는 점이다. 수동변속기는 자동변속기에 비하여 신차 가격이 100만원 이상이 저렴하며, 연비는 20% 이상 절감되고 고장도 적어서 장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은 기본 모델이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이고 옵션을 추가해야 자동변속기를 장착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이 99% 이상이다. 이제 수동변속기 차량을 주변에서 아예 볼 수도 없으며, 간혹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이 있으면 운전조차 못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다. 해외에서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하면서 낭비성은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내 메이커는 소비자가 요구한다고 했으나 어느 소비자가 자동변속기를 요구했다고 한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수동변속기를 옵션으로라도 준비하여 찾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배려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이제 정부 자체도 관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공회전 제한장치 ISG의 장착이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종에는 신호등 앞에서 차량이 정지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사동이 켜지는 공회전 제한장치가 모두 장착되어 있다. 최소한 공회전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자 하는 자정적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신호등 앞에서 엔진이 자동 정지하는 것이 싫으면 일부러 스위치를 눌러 기능을 해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께 '에코 드라이브'라는 친환경 경제운전 붐이 일면서 현대기아차에서 몇 가지 모델이 공회전 제한장치를 탑재한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그것도 유럽과 반대로 스위치를 눌러야 이 기능이 작동되도록 한, 형식상의 장치였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산차에는 어느 모델에도 공회전 제한장차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낭비성의 극치라 할 수 있으며, 1인당 에너지 소비증가율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 낭비성은 크고 절약성은 취약한 이중구조라 할 수 있다.
네 번째로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시 경고음의 발생장치이다. 유럽은 뒷좌석까지 이러한 장치가 많이 탑재되어 있어서 안전띠를 모두 매지 않으면 경고음으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만큼 뒷좌석의 경우도 안전띠 착용률이 90% 이상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작년 12월부터 도로교통법 상 뒷좌석 안전띠 착용으로 모든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되었으나 현 실태는 심각할 정도로 뒷좌석 안전띠 착용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유럽은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안전장치를 통하여 안전에 대한 인식제고를 높이고 있다. 우리는 아직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에 대한 경고음 장치가 탑재된 차량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안전에 대한 인식제고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친환경 경제운전인 '에코 드라이브' 운동이 시작된 것이 유럽일 만큼, 유럽은 에너지 절약, 이산화탄소 같은 각종 배출물에 대한 저감 등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배우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8년 도입되었으나 현 시점에서 에코 드라이브에 대한 교육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더욱 다양한 큰 차이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상기한 몇 가지만 보아도 우리의 자동차 문화가 얼마나 낭비성이 크고 문제가 큰 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보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국민은 물론이고 정부 지도자가 우선이라도 이러한 생각을 갖는다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나 최근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 더욱 아쉽다. 시사하는 바가 큰 만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