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서 열린 '통상전쟁 전망' 세미나 "NAFTA 대체 USMCA 비준이 이슈 미-중 무역전쟁 결과따라 분쟁 소지 한-미 우호적이나 와일드카드도 있어"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의 글로벌 무역 정책의 방향성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과의 마찰을 어떻게 조율하면서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은 협상 시한 내 어느 정도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사진)은 2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미국의 2019년 무역 현안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내며 한미 FTA 당시 미국측 협상 대표를 맡아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커틀러 부회장은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3년차를 맞아 많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점령했던 지난 2년간과 달리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지금까지의 '프리 패스'는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이같은 상황 속에서 캐나다·멕시코와의 새 관계 설정,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물 도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등의 이슈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과제라고 지목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가장 큰 이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비준하는 것"이라며 "의회가 행정부에 가장 협조적일 때도 이런 안건을 승인받기는 쉽지 않은데, 지금은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인 상황에서 행정부가 USMCA를 언제 의회에 요구할 것인지, 의회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역시 미국이 직면한 문제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을 가지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 휴전에 들어갔지만 어떤 결과가 도출되느냐에 따라 또다시 심각한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커틀러 부회장은 "어느 정도 해결책이 나올 것 같다"며 "데드라인인 3월 1일까지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조치가 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쇼핑 리스트(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이 구매하는 미국산 제품)는 큰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내용을 중국이 제대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를 실시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커틀러 부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지만 '와일드카드'는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기억하는 한 한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는 아주 오랜 기간 유연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섣 "다만 한국이 신실하게 한미FTA의 내용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지와 관련된 이슈는 232조의 적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양자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한미간 경제 협력의 축을 FTA를 넘어 더 강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올해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전망해 달라는 질문에 "여러 부문에서 극적인 전개를 맞닥뜨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신 나프타(USMCA) 비준, 중국과의 무역분쟁 해결, 일본·유럽연합(EU)와의 협상 등 트럼프 행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의회와의 마찰도 각오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