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원전 정책은 '불황(Recession 리세션)'을 가져올 것이다. 에너지는 '경제성장의 엔진'인데, 탈원전으로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 경제성장을 하지 못해 한국 경제는 침체기에 빠질 것이다."
원자력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장윤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 연구원(사진)은 한국의 탈원전 정책기조가 경기침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장 박사는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박사를 받아 1974년부터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에서 40년 넘게 원자로 개발에 주도해 왔으며, '원자력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렌스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25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세계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인해 2050년에는 지금보다 2.5배 수준으로 전력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는 에너지원을 고르고 선택할 여유가 없다"며 "인류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태양, 풍력 등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장 박사는 현존 에너지 중 원자력만이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고, 원자재나 토지도 가장 적게 드는 등 원자력의 효용성을 언급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은 세계적 추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탈원전을 채택한 국가는 독일이 유일하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을 폐쇄했던 일본은 새로 2기를 추가 건설하는 등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가고 있다"며 "지난 20년 동안 러시아, 중국, 인도, 우크라이나 등은 80기의 원전을 건설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요르단 등 중동 국가는 원자력 도입에 적극 나서 향후 10년 동안 총 34개국이 100기의 원전을 건설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야말로 세계는 '원자력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고 우리의 탈원전 정책이 세계적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원자력 르네상스가 열리게 된 데 이유에 대해서는 "원자력을 이용하지 않고선 갈수록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석탄, 석유 등 기존 에너지는 자연에서 얻는 것과 달리 원자력은 '두뇌'로 만들어진 에너지원으로, 지금보다 더 많이 기술개발을 할수록 친환경, 경제적, 안전성을 갖춘 에너지로 인류 앞에 다가설이라는 게 장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탈원전으로 전환한 독일의 사례를 들면서 원자력의 장점을 재차 강조했다. 장 박사는 "독일은 지난 5년 동안 200조원을 투자해 풍력, 태양광발전을 건설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년 전과 비교해 감소하지 않았다"며 "전력 수급도 안정치 못해 수급이 많은 때는 인근 나라에 수출하지만, 수급이 부족할 때는 프랑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이 기후변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전력 수급 불안정을 초래해 자칫 '블랙아웃'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지적한 대목이다.
원자력 안전성과 관련해선 "원자력에 대해 잘못 알려진 '가짜뉴스' 때문에 안전을 우려하는 데 절대적으로 (원자력은) 안전하다"면서 "일본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이 안전에 취약해 생긴 것이 아니라,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과 쓰나미 영향 때문으로, 이로 인해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미래 원자력 시스템으로 소듐냉각고속로(SFR)과 파이로프로세싱을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와 공동 개발해 왔고,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 1986년 200명의 한국 연구자들이 미국에 가서 기술을 배워 원자력 기술 자립에 이어 원전 수출 신화를 쓴 저력을 바탕으로 탈원전 정책을 버리고, 미래 원자력 기술에 더 많이 투자한다면 세계 원자력 분야를 리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지난 25일 대전 KAIST 기계공학과 공동강의실에서 장윤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회원이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특강을 통해 한국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