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곳만 잘된다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주택시장 침체로 새해 들어 청약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분양단지라도 입지나 상품성이 우수하지 않으면 미분양 사태를 면치 못하는 반면, 인기가 높은 지역의 분양단지는 중·소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라도 높은 인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 대장지구에서 첫 분양에 나섰던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가 미분양 물량에 대한 추가 모집을 시작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분양 당시 평균 3.10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은 물량이 100여가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관계자는 "미계약 물량에 대한 잔여가구에 대한 추가분양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GS건설이 미계약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GS건설은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2구역 A2블럭에 일산자이 3차를 지난해 12월 분양하고 2.62대 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계약진행과정에서 부적격 당첨자와 미계약세대 등이 속출하며 지난 19일 잔여세대 분양을 진행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18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각각 2위, 5위에 오른 대형건설사 브랜드다. 특히 GS건설은 지난해 닥터아파트와 부동산114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2관왕을 차지할 만큼 수요자들의 선호도도 높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분양시장 암초를 만난 셈이다.
'대방노블랜드' 브랜드의 시공능력평가 27위 대방건설도 화성송산그린시티 대방노블랜드 A5블록 분양에서 1개 타입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동시에 분양한 A12블록 단지 역시 84㎡ 타입 두개 모두 1순위 미달됐다.
리얼투데이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3년간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10곳 중 9곳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일 정도로 그동안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선호도는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역시 상위 10곳 중 6개가 대형사 브랜드 단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들으면 알만한 브랜드의 분양단지나, 중견사로 구분되는 브랜드도 완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추세로 바뀐 것이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건설사라도 입지나 청약시장 분위기가 좋은 곳은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 행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수도권 못지 않은 청약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대구에서는 중·소건설사들도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밖인 우방건설의 '동대구역 우방 아이유쉘'은 34가구 모집에 4308명이 지원하며 126.7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외 아이에스동서, 동화건설도 대구에서 청약을 시작해 수십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해부터 대전, 대구와 함께 뜨거운 청약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광주광역시 역시 이달 반도건설이 '남구 반도유보라'를 첫 분양해 51.2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다르게 경기도권에서는 앞으로 입지나 교통이 나쁜 대형사 단지의 완판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완판됐다 하더라도 최근에는 미계약이나 부적격당첨자도 많이 나오기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예비 청약자들은 앞으로 상품과 입지, 브랜드 등을 더 따져 꼼꼼하게 청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성남 대장지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 견본주택. 이 단지는 1순위 마감에 성공했지만 부적격 당첨자와 청약 포기자 등이 속출하며 추가계약을 진행한다. <현대건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