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바 제재효력 정지 인용 가처분 인용에 불확실성 등 해소 정부·증선위의 엇갈린 판단 부각 분식회계 논란 새로운 국면으로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분식회계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서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본안 소송 이후 제재가 미뤄지면서, 큰 부담을 덜게 됐다.
삼성바이오는 22일 행정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활동을 전개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일단 한 숨 돌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첫 심문기일에서 "가급적 내년 1월 중 결정을 내리겠다"고 예고한 서울행정법원 행정 3부는 22일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론을 들고 나왔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3년, 시정 요구(재무제표 재작성),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 증선위가 삼성바이오에 내린 처분은, 삼성바이오가 제기한 행정 소송의 결과가 나온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중단된다. 행정소송은 1심 판결까지 8개월에서 1년,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는 약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 신청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면서, 삼성바이오는 앞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입증하는데 사활을 걸 전망이다. 특히 정부로부터 '정상적인 회계처리'라고 판단 받았던 부분에 대해 증선위가 분식회계로 결론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주식에 대해 공정가치 평가를 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는 3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 2016년에는 이를 정상적인 회계처리로 인정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나서 증선위는 이를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뒤집었다.
또한 삼성바이오는 투자자, 주주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모든 회계처리는 적법했다'는 자사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1월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에게 "회계처리는 적법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회계이슈와 관련한 주요 논점을 정리한 가이드북인 '삼성바이오 회계이슈 바로알기'를 PDF 형태로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직접 해외 시장을 뛰며 사업을 확장해 온 김 사장의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면 김 사장은 주주총회에 해임안이 상정될 처지였다. 김 사장은 2019년말까지 CMO(위탁생산) 12건, CDO(위탁개발)·CRO(위탁연구)는 10건 이상을 추가 수주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총 생산규모의 25%까지 확보한 3공장의 수주물량을 연말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1월 현재 이 회사는 27건의 CMO 수주와 14건의 CDO·CRO 프로젝트 등 총 41건을 수주했다. 이외에 추가로 20개 이상의 기업들과 수주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한 자사의 입장을 적극 해명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오는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세계 최대 바이오 기술 콘퍼런스인 '2019 바이오 국제 컨벤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매년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해 오다, 지난해에는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조사를 받으면서 불참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헬스케어 투자 콘퍼런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메인트랙 연단에 올라 글로벌 투자자들에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해 직접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김 사장은 "그 동안 모든 회계처리를 IFRS(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적법하게 해왔으며, 이미 다수의 글로벌 회계법인과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을 통해서도 회계처리의 적법성을 인정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이날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대해 "앞으로 행정소송을 잘 준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