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민이전계정 개발결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과 세대간 형평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22일 '국민이전계정(National Transfer Accounts) 개발 결과' 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서 국가 공식 통계로 '국민이전 계정'을 발표하는 것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데다 기대 수명 증가 등으로 생산보다 소비를 더 많이 하는 생애 적자 연령층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는 '제2차 국가통계 발전 기본계획(2018~2022년)'에 따른 것으로 연령집단(세단)간 흑자·적자 구조를 파악하는데 역점을 뒀다. '국민이전계정'이란 국민 계정을 연령대별로 세분화해 파악하는 것으로 잉여자원이 세대별로 이전·재배분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와 노동소득 간 차이인 '생애주기 적자'가 정부 지원이나 부모 보조 등 공공·민간이전 등으로 어떻게 채워지는지를 연령별로 보여준다.

◇노년층 공공보건 지출 급증= 고령화 급진전으로 사회보험 등 공공이전 역할이 커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5년 국민이전계정 개발 결과'를 보면 저출산·고령화 속에 65세 이상 노년층의 공공 보건 분야 소비가 1년 사이 1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없는 노년층의 보건 소비는 노동연령층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메꿔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공공 보건 소비 총액은 59조8230억원이었다. 연령대로 보면 유년층(0∼14세)에서 4조8000억원, 노동연령층(15∼64세)에서 31조9000억원, 노년층(65세 이상)에서 23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공공 보건 소비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며 노년층 증가율이 가장 가파르다. 전체가 전년(2014년)보다 7.8% 증가할 동안 노년층은 11.1% 늘어났다. 1인당으로 보면 공공 보건 소비는 17세에 33만원으로 최저였다가 점차 증가해 85세 이상에서 535만원을 기록해 고점을 찍었다.

민간 보건 소비 총액은 2015년 37조7210억원이었다. 유년층 3조3천000원, 노동연령층 26조8000억원, 노년층 7조7000억원이었다. 전체적으로 공공 보건 소비보다 금액이 적었다.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 106조원 순유출=2015년 기준으로생애주기상 왕성한 생산 활동을 하는 15∼64세 노동연령층이 낸 세금 가운데 106조원을 정부가 14세에 57조원, 노년층에 49조원을 각각 배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연령집단에서 조세 등을 걷어 다른 연령집단에 지급(공공교육,국민연금, 건강보험)하는 '공공이전'의 경우 유년층(0∼14세)과 노년층(65세 이상)에서 각각 56조6000억원, 49조4000억원이 순유입된 반면 노동연령층(15∼64세)에서는 106조원이 순유출됐다. 유년층은 주로 교육, 보건, 기타부문을 이전받았고, 65세 이상 노년층은 주로 보건, 연금, 사회보호 부문을 배분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공공이전을 통해 순유입되는 돈은 10세에 1174만원으로 가장 많고 반대로 공공이전을 통해 순유출되는 돈은 43세에 636만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 내 자녀양육이나 부모 부양 등 민간(사적)이전의 경우에도 노동연령층에서 94조3000억원이 순유출됐다. 가계 내에서는 자녀 등에 순유출이 71조4000억원으로 가계 간 이전 순유출 22조8000억원보다 많았다.

◇1인당 노동소득은 43세 때 최대=국내 거주자의 국민 1인당 노동소득은 2015년 기준으로 43세 때 연 2896만원을 기록해 모든 연령대 중에 가장 많았다. 1인당 임금소득은 40세에 2759만원으로 최대였다. 자영자의 1인당 노동소득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51세로 연 205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이전계정에서는 생애주기 적자를 유년·장년·노년 등 각 생애주기별로 발생하는 소비에서 소득을 뺀 값으로 매기며,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은 경우 적자로 기록된다. 2015년 기준 생애주기 적자 총량 값은 전년(127조7000억원)보다 11.7% 줄어든 1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소비 총량값이 865조5000억원으로 2.8% 늘었지만, 노동 소득 총량 값은 752조8000억원으로 이 보다 큰 폭인 5.4% 늘어나면서 적자 폭이 축소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민간, 즉 가계 내 또는 가계 간 이뤄지는 연령 간 재배분이 공공부문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북유럽 복지국가들 보다는 공공부문의 역할이 작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복지국가로 가게 되면 공공부문 재배분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진수선임기자 yjsk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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