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요구 대폭 수용 등 발표
언론들도 "변한게 하나도 없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플랜 B'를 공개했다. 그러나 야당과 현지 언론 등은 '플랜A'와 달라진 게 없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야당과 계속 대화를 나누겠다"며 플랜B를 발표했다.

우선 메이 총리는 향후 유럽연합(EU)과 미래관계 협상에서 의회에 더 큰 발언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서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면서도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EU와 추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메이 총리는 노동권 및 환경 관련 기준 강화 등 제1야당인 노동당의 요구도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노동당의 존 만, 캐럴라인 플린트 의원 등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권리, 노동환경, 환경기준 등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지난 10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노동당 의원들의 지지를 위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발표한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브렉시트 계획안을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하원은 이에 대해 토론을 거친 뒤 오는 29일 표결을 진행한다. 다만 메이 총리는 29일 표결이 브렉시트 합의안 2차 승인투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메이 총리의 '플랜B'를 두고 야당과 현지 언론은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날 메이 총리가 밝힌 내용의 상당 부분이 이미 의회에서 언급했던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가 승인투표 부결 결과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며 "사기"라고 비판했다. 스카이 뉴스도 "'플랜 B'라기 보다는 '플랜 A'의 수정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플랜B'는 실제로 '플랜A'다"라며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최대 기업 로비 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캐롤린 페어번 사무총장은 "정부가 폭넓게 논의하겠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라면서도 "벼랑 끝으로 향하는 슬로프가 더 가팔라지고 있지만 의회는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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