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대적 재정투입 효과
민간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건설·설비투자 경제위기 수준
"넉넉한 곳간 믿고 퍼붓기만…
단기처방 무의미 경쟁력 키워야"



경제성장률 6년만에 최저

지난해 우리 경제는 막판 스퍼트를 달리며 깜짝 성적을 올렸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속은 없었다.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경기가 더욱 침체하자 정부가 나서서 돈을 풀면서 나타난 소비 진작 효과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정부 재정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향후 장기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민간 성장은 먹구름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낸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지난해 건설 및 설비투자는 각각 4.0%, 1.7%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설비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추락하며 각각 20년, 9년 만에 최저치다.

반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5.6% 증가하면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라 민간 의료비도 늘면서 민간소비도 2.8% 증가했다. 2011년 이후 최고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1.0%로 애초 한은 전망치인 0.84%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 역시 정부가 곳간을 풀면서 나타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등 때문이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하향세로 돌아섰다. 결국 지난해 정부 재정 효과를 제외하면 실속 없는 성장을 한 것이다.

실제로 4분기 GDP의 성장 기여도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확대했다. 4분기 실질 계절조정계열 GDP에 대한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1.2%포인트였다. 이는 2009년 1분기(1.9%포인트) 이후 39분기 만에 최고다. 반대로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로 2017년 4분기(-0.4%포인트) 이후 1년 만에 최저다. 경기가 침체하자 정부가 돈을 쏟아 부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정부 재정 투입이 확대한 것이다.

투자를 의미하는 총고정자본형성에서 정부의 성장 기여도도 0.7%로 39분기 만에 최고다. 반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0.2%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경기 안정화 기능이 작동했고 지난해 7월 지방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지출이 4분기 집행되면서 정부 비중이 확대했다"면서도 "경기 위축 시기에 일시적인 정부 지출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 재정으로 간신히 버텼지만 올해까지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올해 470조원의 슈퍼 예산을 잡아 놨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고 반도체 이외에 경기 성장을 이끌 동력도 부재해 새는 물을 정부 재정만으로 막기는 역부족이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석유제품의 단가 하락 압력이 높아졌고 대중 수출도 부진하다"며 "해당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수출 증가율과 성장 기여도의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조은애기자 euna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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