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지난해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가 여전히 계속되는 정부의 주택 산업 규제 압박과 해외건설 시장의 더딘 회복세로 불황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불황에 허덕이는 건설사들이 출혈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감행하면서 악순환만 되풀이돼 불황의 늪은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22일 한국은행의 '2018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 규모는 240조9617억원으로 직전해 251조784억원 대비 10조1167억원(-4.0%) 줄었다.

건설투자는 2017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 예산 중 사회기반시설(SOC)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2%(23조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4.4%(19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올해는 19조8000억원으로 작년보다 7000억원이 늘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3조6000억원이 적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2.7%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 경기 부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이미 불황에 대비해 작년 12월부터 인력 구조조정과 재배치에 나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년간 꾸준히 구조조정을 실시해 2015년 8000명에 육박했던 직원들이 56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작년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은 명예퇴직, 희망퇴직제를 상시 운영하면서 2017년 말 5800여명이었던 직원을 작년 3분기 기준 5410명까지 감축했다. 해외 플랜트 수주 감소로 현장이 축소되면서 주로 계약직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작년 10월부터는 플랜트 부문 위주로 2개월 단위의 유급 휴가제(대기 휴직제)도 시행 중이다.

대림산업은 지난달부터 전 부문을 대상으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희망자 신청 안내 공고문을 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GS건설은 사내 교육을 통해 일손이 남아도는 해외 플랜트 인력을 최근 현장이 급증한 주택사업 부문으로 순환배치하고 있다.

해외 수주도 여전히 더디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건설업계의 연간 해외 누적 수주액은 3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여전히 2015년 461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초 목표치는 450억 달러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정부의 주택 산업 규제가 이어지고 해외건설 시장 회복세가 더딘 등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정부가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다른 분야에 비해 경제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SOC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최근 5년간 지출항목별 및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의 연간 성장률<한국은행 제공>
최근 5년간 지출항목별 및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의 연간 성장률<한국은행 제공>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건설 시장도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관련 계약직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건설 시장도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관련 계약직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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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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